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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간의 거리

by 문이

가족은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기에, 때로는 서로에게 지나치게 얽히기 쉽다.

"내 가족이니까 다 알아야 해"

"가까우니까 당연히 이해해 줄 거야"라는 생각이 오히려 부담이 될 때가 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관심이 간섭으로 느껴지고, 배려라는 마음이 통제처럼 다가올 때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가족 사이에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 그 거리는 냉정함이 아니라 존중의 표시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있는 그대로 지켜봐 주고, 상대가 자기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놓아주는 마음이다. 서로 떨어져 있어야 오히려 새롭게 보이는 부분들이 있다. 항상 곁에 있을 때는 보지 못했던 장점이, 거리를 두면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아이들은 거리를 통해 독립심을 배우고, 부모는 놓아주는 법을 배운다. 부부 역시 적당한 거리를 두어야 서로에게 기대면서도 지치지 않는다. 잠깐의 거리 두기가 오히려 관계를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준다.

결국 가족 간의 거리는 마음을 멀어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래도록 따뜻하게 지켜주는 힘이다. 꽃이 햇빛, 흙, 물 사이의 균형 속에서 피어나듯, 가족도 서로의 삶을 존중하는 적당한 거리를 지켜갈 때 건강한 관계로 자라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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