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와 에세이
가을의 미련 매달고
급해진 노란 꽃
터지고
어쩔 줄 모르고
산수유 나무
서 있다
아파트 화단에서 산수유 나무를 바라보다가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가지 끝에는 아직 다 떨어지지 못한 붉은 산수유 열매가 매달려 있었고, 그 옆에서는 노란 꽃이 서둘러 피어나고 있었습니다. 한 나무 안에서 두 계절이 동시에 머물고 있는 모습이 어딘가 신기하면서 낯설고도 묘했습니다.
가을을 완전히 보내지 못한 채 봄을 맞이하는 일. 그 사이에서 어느 쪽으로도 완전히 기울지 못한 상태. 산수유 나무는 그 경계에서 흔들리며 당황하는 것 처럼 느껴졌고, 그 모습이 어쩐지 사람의 마음과 닮아 보였습니다.
우리는 종종 지나간 것을 붙잡고 있으면서도, 새로운 계절을 향해 나아가야 하는 순간에 서 있곤 합니다.
산수유 나무는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그 자리에 서 있는 모습만으로도 많은 이야기를 건넵니다. 가을을 매달고 있으면서도 꽃을 피우는 일, 그것은 어쩌면 미련과 시작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서둘러 꽃을 터뜨리면서도 어딘가 머뭇거리는 듯한 그 모습이, 지금의 나와도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완전히 정리하지 못한 마음을 안은 채 또 다른 계절을 맞이하는 일은 누구에게나 낯설고 어색한 일일테죠.
이 산수유 나무가 경계에 서 있는 한 사람처럼 보였습니다. 늘 머뭇거리며 한 발 나아가는 나처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