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화 나를 만들어 가는 글쓰기

별 하나에 사랑을, 별 하나에 추억을...

by 문이

'나는 무엇인지 그리워

이 많은 별빛이 내린 언덕 위에

내 이름자를 써 보고'

세상에 수줍게 글을 올렸습니다.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 시의 한 부분을 잠시 빌려와 나의 이야기로 살짝 둔갑시켜 본다. 시인은 이름을 흙으로 덮어 버렸다고 했는데 나는 세상에 살포시 나의 이름을 꺼내기 시작했다. 마음을 담아 정성스레 지은 글들은 모두가 별이 되었다.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냐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윤동주 <별 헤는 밤> 中



별 하나하나에 나도 이런 것들을 담았다.







나의 이름값은 비쌌다. 아버지께서 지어주신 나의 이름을 처음 들은 사람들은 칭찬 일색이었다. 이름이 독특하고 예쁘다고. 아버지께 감사할 일이다. 하지만 이름값만큼은 못하고 산 거 같다. 나는 안으로 안으로 숨어 들어가 초라함에 숨이 막히곤 했다.


단단하게 굳어버린 흙덩이는 글을 쓰는 행위를 만나 드디어 씨앗을 틔울 수 있는 마음 밭이 되었다.

이 책을 쓰며 불과 7개월 전에 쓴 글을 마주하게 되었다. 글쓰기를 매일 실천한 지 16일 차 되었을 때 쓴 글인데 그때의 고민이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책을 읽고 깨달음을 얻으려고 노력한 점은 지금도 똑같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그때는 쓸 거리가 없어서 고민을 많이 했었고 지금은 쓸거리가 넘쳐난다는 것이다.





나를 만들어가는 글쓰기

고쌤향기. 2024. 10. 8

고쌤향기

100일 글쓰기 챌린지에 도전 중이다. 100일 동안 하루 한 편의 글을 써서 공개해야 하는, 내가 선택한 임무이다. 난생처음 매일 글을 쓰고 있다. 매일 글을 쓰려니 매일 깊게 생각하고 잘 관찰하려고 노력하는 점이 달라지긴 한 것 같다. 아니 달라져가는 중이다.


오늘이 16일 차인데 오늘은 뭘 써야 할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일을 마치고 저녁식사 대용으로 이것저것 먹다 보니 배도 부르고 잠이 쏟아진다. 몸이 시키는 대로 누웠는데 머리가 안 돌아간다. 글을 올려야 해서 쓸 거리를 찾느라 이 생각 저 생각하는데 졸음은 몰려오고, 마음에 부담감은 계속된다. 혹시나 떠오르는 생각을 낚아보려는 심산으로 휴대폰을 켜고 클래식 음악도 들어보는데 오히려 꿈나라로 데려다 놓는다.


다시 심기일전하고 메모들을 살펴본다. 그런데 짧은 단상들이라 생각을 더 넓고 깊이 진행시켜야 하는데 나아가질 못한다. 내 언어의 한계가 내 세계에 벽을 둘러놓아서... 인기 많은 연재 작가들이 마감기한에 쫓기는 압박감은 어마어마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스친다.


글쓰기란 누군가를 감탄하게 하기 위함이 아닌 나 자신에게 집중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이라는데, 과거의 나를 생각해 보면 아직 용기가 부족한 탓일까 드러내기에 이것저것 신경이 쓰인다. 그래서 이 부분도 쓰기가 어렵다.


요즈음 김종원 작가의 <글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를 읽고 있다.

'우리가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글이 나를 쓰는 것이다. 좋은 글이 될 수 있는 삶을 살면 글은 저절로 좋아지고, 열정적인 삶을 살면 글도 저절로 뜨거워진다'


'글을 쓰려는 자가 무엇인가를 보는 마음과 쓰지 않는 자가 보는 마음은 그 수준과 깊이가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그가 말한 대부분의 내용들이 마음을 울리는 문구들인데 위의 문구들은 특히 잠든 나의 마음에 파문을 일으킨다. 좋은 글을 쓰려면 제대로 잘 살아야 한다고, 글쓰기가 고통스럽지만 잘 선택한 거라고.


매일 글을 쓰면서 확실히 뭔가가 달라지고 있는 느낌이다. 여태껏 글과 삶이 하나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며칠 글을 써보니 글에는 자기도 모르게 솔직함이 묻어날 수밖에 없는 듯하다. 그래서 괴테도, 15년간 괴테만을 연구한 김종원 작가도 쓰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쓴 대로 실천하는 삶을 살려고 했나 보다.


삶이 글이 되고 글이 삶이 되는 선순환 속에서 설렘과 기대로 살아가보자.







나는 저 때 블로그에 포스팅하면서 해냄상 스티커를 붙여 올렸었다. 스스로 뿌듯했었나 보다.

지금 보니 저 글도 하나의 별이 되어 지금의 나와 연결되어 있다.


나는 지금 쌓아 놓은 내 별들을 찾아다니며 그때의 나를 만나고 있다. 각각의 의미를 살피고 닮은 별들을 골라 연결 지어 별자리를 만들고 있다. 부디 이웃들의 마음에 가 닿는 특별한 이야기를 품은 별자리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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