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눈으로 바라본 세상
글쓰기는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게 했다. 매일 한 편의 글을 쓰겠다는 나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나는 날마다 뭐라도 글로 요리할 수 있는 재료를 일상에서 포획해야 했다. 수확을 위해 사냥꾼처럼 눈을 크게 뜨고 자세히 봐야 했고 귀를 쫑긋 세우고 귀기울여 들어야 했다. 그리고 떠오르는 생각이 달아나기 전에 즉시 메모지에 잘 담아 묶어두어야 했다. 이렇듯 글을 쓴다는 행위는 나이와 함께 닳고 있는 나의 오감을 사용하도록 자극했다.
오감이 열리니, 아니 정확히는 오감을 열도록 노력하니가 맞다. 아직도 노력 중 이므로. 어쨌든 전에는 그냥 지나쳤을 사소한 것들도 관심을 갖고 바라보게 되었다. 그 안에서 의미를 발견하려고 애를 썼다.
그저 바라보는 카페 풍경, 숲길을 산책하는 행위, 자연과의 만남, 음식의 맛, 가족과의 대화등 이 사소한 삶의 모습들이 누군가에게는 잊힐 일상이지만 나에게는 특별함으로 다가오는 기억하고 싶은 시간들이다. 그 시간들의 언저리에서 문장 하나가 툭 튀어나와 데구루루 구르는 순간이 나에게는 글감이 된다.
여전히 감각들이 저절로 발현되는 것이 아니라 노력해야 하는 수준이지만 평범한 하루 속에서 건져 올린 문장들, 그건 일상의 찬란한 조각들이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순간들에서조차 그 안에서 삶의 본질을 배워가고 있다. 글은 사소함 속에서 의미를 발굴하는 자극제이다.
오늘도 나는 무엇을 기록으로 남길지 묻는다.
‘오늘 내 마음이 가장 흔들릴 때는 언제였지?’
'이 일은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지?'
거창하진 않지만 나의 시선을 스친 그 '무엇'은 글의 출발점이 된다. 나만의 언어로 오늘을 기록한다. 작은 순간들이 쌓여 나만의 우주가 만들어진다. 그리고 그것은 민들레 홀씨처럼 날아가 누군가의 땅에 안착하여 새로운 싹을 틔워내길 바란다.
"글이란, 오늘의 나를 붙잡는 가장 따뜻한 방법이다.
평범한 하루도 누군가에겐 빛나는 문장이 된다."
이 장에서는 나의 경험들에서 탄생한 글 몇 편을 다루어 보고자 한다. 독자 여러분도 나의 오감이 어떻게 작용해서 글에 어떻게 녹아들었는지 생각하면서 읽어보길 바란다. 잘 썼다고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쓰는 삶의 길을 걷고자 하는 한 사람의 과정과 노력의 측면에서 바라봐 주면 좋겠다.
더 나아가 이 책이 자극이 되어 여러분도 글을 쓰는 삶을 함께 하면 좋겠다. 쓰는 사람은 자신과의 대화를 계속하기 때문에 스스로 주인인 삶을 살 수밖에 없다. 또한 글을 쓰며 자신의 정체성을 매일 점검하고 수정하니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하게 된다.
지금의 세상은 수명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영역을 인공지능과 기술이 대체하고 있다. 이런 모순적인 상황에서 우리는 남은 삶의 의미를 어떻게 찾아야 할까? 글쓰기가 많은 부분 답이 되어 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