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채용_본질 편

#본질 #기회 #채용완료

by 박과장

한 달이 폭풍처럼 휘몰아쳐 지나갔다.

원래 하는 일은 일대로, 예상보다 길어진 채용까지 소화하느라 간만에 폭풍업무.


다시 원점에서 채용을 시작했고, 지금은 채용은 종결됐다.

시간이 충분히 지났고, 충분한 회고도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내가 무엇을 실수한 걸까? 왜 똑같은 일(채용)을 두 번 하게 됐을까?(바보같이...)"

고민하다가 "왜 우리는 장애인을 뽑는 걸까?"라는 생각에 닿았다.


기업이 장애인을 고용하는 이유는 뭘까?

나는 장애인을 고용하라는 지시를 회사에서 받았을 때 난 자연스럽게 가장 업무를 잘할 사람을 뽑으려 애썼다. 아마 무의식적으로 '최대 이윤 창출'이라는 회사 본연의 방향성을 따랐던 것 같다. 근데 장애고용 관련 여러 사람들을 만나보고 사실 고민해 보니 좀 다른 생각을 하게 됐다.


장애인 고용은 결국 '한 사람이 더 나은 삶은 만들어 갈 기회를 주는 것'


능력과 의지가 있으나 장애로 인해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는 분들에게 일을 통해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 이것이 장애인 고용의 본질이지 않을까.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업무의 효율이란 프레임으로 고용될 (또는 고용할) 장애인을 대하는 게 아니라 '성장의 경험을 주는 것'에 초점을 더 맞춰야 한다.


장애인 의무고용제도가 왜 만들어졌겠는가? 그 제정 목적을 보면 '장애인이 그 능력에 맞는 직업 생활을 통해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장애인 고용을 촉진하는 것'이라고 나와 있다. 따라서 회사는 자본주의적 관점이 아닌 공익 차원에서 이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회사도 결국 인간으로 구성돼 있다. 회사는 인간의 행복을 외면해서는 존재할 수 없다. 장애인을 회사에 고용해 장애인이 더욱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돕는 것. 크게 보면 장애인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회사 존재 이유와 무관한 일이 아니다.


장애인에게 기회를 준다는 건 단순히 채용에 그쳐서는 안 된다. 잘 배울 수 있는 업무 환경과 성장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도 보장해야 한다. 채용된 장애인이 갖고 있는 장애에 대해서도 자세히 공부해야 하고, 함께 일하는 법을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분리된 환경에서 성장한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비장애인들이 함께 무엇을 해본 경험이 거의 없다. 장애고용 전문가들은 "장애인과 같이 일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되겠지..."라고 생각한다면 큰 낭패를 본다고 장담한다. 예를 들어, 휠체어를 타신 분에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채용했는데 구내식당에는 계단이 있어 휠체어로 들어갈 수가 없고, 화장실은 무거운 미닫이 문이라 휠체어를 타고 여닫을 수 없다면 정말 난감할 것이다. 미리 고민하고 꼼꼼히 준비하고 철저히 대처해야 한다.


다시 우리 회사의 장애인 채용이야기를 해보자.

새롭게 뽑힌 장애전형 신입사원은 중증 장애를 가진 20대 중반의 사회초년생이다. 다른 후보들보다 장애는 좀 더 심했지만 성장하려는 의지와 업무적인 가능성이 뛰어났다. 다소 업무 역량도 부족하고 경험도 전무하지만 질 좋은 도화지 같은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화지 위에 밑그림부터 시작해서 그림을 그려야 하는 시간은 꽤 오래 걸릴 수 있지만, 오히려 시간이 지나면 정확히 우리에게 필요한 인재로 성장할 수 도 있겠단 생각도 든다.


<정리>
장애인 채용을 시작할 때 마음가짐 (장애인 채용의 본질)
담당 업무에 바로 투입돼서 일 잘할 장애인을 찾는 것이 아니다. 의지와 가능성은 있으나 기회를 얻지 못한 분을 찾아보자.


다음 화에서는 드디어 첫 출근한 장애인분의 이야기를 가지고 돌아오겠다.

IB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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