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손(1990) / 팀 버튼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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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손을 지닌 채 태어나 홀로 지내온 에드워드는 우연한 기회로 마을에 내려와 사랑과 좌절을 경험한다.
영화는 ‘다름’에 관한 이야기를 전한다.
그러기 위해 영화는 대비되는 두 축을 설정한다. 우선 외적으로 에드워드는 손이 가위로 되어 있어 평범한 마을 사람들과 매우 다르다. 공간적으로는, 에드워드가 생활하는 저택은 언덕 위 외딴곳에 있으며 폐쇄적이고 짙은 색에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인 무채의 공간인 반면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는 마을은 평평한 땅에 있으며 개방적이고 다채로운 분위기인 유채의 공간이다.
이렇듯 대비되는 두 축이 이야기 초반에는 조화를 이루는 듯 보인다. 마을의 화장품 판매원 펙이 저택에서 에드워드를 만나 마을로 데려와 창백한 그의 얼굴에 화장품을 칠하고 새까만 가죽 옷을 입은 그에게 색 있는 단정한 옷을 입혀준다. 그렇게 에드워드는 마을 사회에 물들어가며 가위손의 특성을 살려 마을 사람들과 잘 어울리기 시작한다. 도중에 펙의 딸인 킴에게 사랑도 느낀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마을 사람들의 욕심으로 가위손은 배척의 대상이 된다. 조이스와 짐은 자신의 욕심을 채워주지 않는, 혹은 채워주다 실패한 가위손을 악으로 몰아간다. 배신감과 분노에 싸인 가위손은 결국 옷을 찢어 던지고 마을을 떠나 언덕으로 올라간다. 그렇게 가위손은 다시 사회와 격리된다.
에드워드는 어두침침한 분위기를 지니고 날카로운 가위손을 지녔지만 여리고 순수한 인물이다. 반면 마을 사람들은-펙의 가정을 제외하고- 다채로운 분위기에 다양한 외모를 지녔지만 하나 같이 간사하고 위선적이다. 에드워드가 사람들이 원하는 바를 이루어주고 호의를 얻으면 그는 그들에게 그저 ‘나와 다른’ 존재로서 환영받지만, 그렇지 않으면 그는 ‘틀린’ 존재로서 배척된다. 에드워드에서 가위손(장애인)으로. 진정한 유채의 의미는 무엇인가.
사랑 또한 ‘다름’으로 인하여 좌절된다. 에드워드는 킴에게 반하며 킴 또한 순수한 에드워드를 조건 없이 바라봐준다. 그러나 에드워드가 킴의 부탁을 들어주다가 고난에 빠지고, 에드워드가 킴에게 다가가면 킴에게는 상처가 나기 일쑤다. 그렇게 맞지 않는 사랑을 하던 두 사람은 결국 헤어지게 된다. 이후 서로의 소통은 크리스마스가 되면 얼음 조각(에드워드)에서 떨어져 나와 내리는 눈(킴)을 통해서만 이루어진다.
외모와 정서가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과 멸시를 일삼는 사회의 모습은 현재 사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듯하다. 호소적인 아웃사이더 정서에 신비한 동화 같은 연출, 현실적인 메시지까지, 팀 버튼 감독의 가장 팀 버튼스러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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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널 안아줄 수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