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드나잇 인 파리(2011) / 우디 앨런
진정한 아름다움은 현재를 향유할 때 남는 흔적인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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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혼자와 파리를 여행하던 길은 어느 날 홀로 밤거리를 배회하던 중 1920년대의 예술가들과 만나 어울리게 된다.
영화는 현대 프랑스 파리 곳곳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따라서 부가적인 설명과 설득의 필요성이 사라진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파리의 아름다움과 영화 속 인물들이 갖고 있는 파리에 대한 환상이 영화 초반에 그 당위성을 갖는다. 주인공 길은 잘 나가는 시나리오 작가이지만 현실에 만족하지 못하고 원하는 소설을 쓰며 파리에 정착하고 싶어 한다.
영화의 메시지는 보여주는 모습과 다르게 나타난다. 2010년대를 사는 길은 1920년대를, 1920년대를 사는 아드리아나는 1890년대를, 1890년대의 고갱은 르네상스 시대를 동경한다. 모두 현실을 부정하고 과거를 열망하는 것이다. 여기서 길은 과거에 대한 자신의 열망이 그저 반복되는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영화는 과거만을 돌아보지 말고, 현실을 바라보라고 말한다.
실존했던 예술가들의 현실적인 모습을 보는 것은 매우 큰 재미였다. 서양 예술사에 대한 이해가 깊을수록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을 듯.
영화의 메시지를 떠나 파리의 아름다운 모습은 굉장히 큰 매력으로 다가오는 것이 사실이다. 그 낭만을 꼭 한 번은 만끽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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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머물면 여기가 현실이 되는 거예요. 그럼 또 다른 시대를 동경하겠죠. 상상 속의 황금시대. 현재란 그런 거예요. 늘 불만스럽죠. 삶이 원래 그러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