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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대호 Aug 24. 2021

라이온 킹

라이온 킹(2019) / 존 파브로

삶의 순환의 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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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아들로 태어난 사자 심바는 삼촌 스카에 의해 아버지를 잃은 채 왕국에서 쫓겨난다.


드넓은 초원, 저 멀리 지평선에서부터 이글거리며 서서히 떠오르는 태양. 동시에 들려오는 ‘Circle of Life.’ 그 두 요소의 조합으로 영화는 시작부터 압도적인 분위기로 관객을 사로잡는 데 성공한다. 노래가 진행되며 평화로운 ’프라이드 랜드’의 모습이 보이는 것은 이야기 내에서 직접 언급되기도 하는 메시지 ‘삶의 순환’을 잘 나타내는 대목이다.


약육강식은 약한 자가 강한 자에게 먹힌다는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정말 강한 것과 정말 약한 것의 의미는 과연 무엇인가. 무파사는 말한다, ‘사자는 영양을 잡아먹고, 사자가 죽어 풀이 되어 자라면 영양은 그 풀을 뜯어먹는다.’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삶은 약육강식의 방식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 적어도 힘의 관계가 동물적인 힘의 방식만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스카는 선대에서부터 이어진 사냥의 제한을 풀어버리고 무분별하게 사냥을 일삼다가 왕국의 생태계를 망가뜨리게 되고, 심바는 날아와 티몬, 품바 그리고 암사자들과 힘을 합해 스카를 물리치고 왕국을 되찾는다. 자연을 이루는, 이 세상을 이루는 삶의 순환은 단순히 힘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다. 권선징악은 기본.


디즈니 애니메이션 중에서도 손꼽히는 명작, 라이온 킹의 실사 영화. 디즈니의 15년 넘은 팬으로서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실사화되고 있는 요즈음은 굉장히 신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원작(이야기의 원작이 아닌 디즈니 자체적 원작을 의미한다) 애니메이션의 감동과 느낌을 뛰어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울 만큼 어렵다는 것이다. 동물 혹은 사물이 주인공인 이야기를 실사화하는 것은 큰 도전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그만큼 굉장한 노력이 요구될 것이다. 애니메이션은 시원시원한 의인화를 통해 그 동물 사물의 감정과 행동을 잘 보여줄 수 있는 반면, 실사 영화는 실제와 가까운 외적 묘사와 의미 전달을 위한 의인화 사이에서 타협점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 어려운 과정을 통해 나온 결과도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다. 특히나, 원작을 토대로 한다면 더욱 그러하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라이언 킹의 실사 영화 역시 아쉬움이 가득한 작품이었으며, 원작 애니메이션의 완승이다. 그러나 선명한 영상과 생생한 그래픽으로 그려진 동물들의 세계를 사방으로 둘러싸는 입체적 음향과 함께하는 것은 경이로운 경험이었다. 아이맥스로 본 것은 신의 한 수였다. 실사 영화를 본 후에는 원작 애니메이션까지 보기를 추천한다.


어릴 적 나의 세상을 더욱 풍부하게 해 주었던, 지금의 ‘나’의 감성을 함께 만들어준 디즈니의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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