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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대호 Aug 24. 2021

미스슬로운

미스슬로운(2016) / 존 매든

신념과 승리, 마지막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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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를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높은 승률을 자랑하는 로비스트, 엘리자베스 슬로운. 그녀는 총기 규제 법안을 두고 자신이 속한 회사를 떠나 새로운 집단에서 자신의 신념을 펼친다.


엘리자베스 슬로운은 미국 정치계에서 승률 100%를 자랑하는 능력 있는 로비스트다. 초반부, 기존에 몸 담고 있던 콜-크래비츠 사에서의 예를 보면 인도네시아 팜 오일 관세 법안과 관련하여 한 상원의원의 해외여행을 주관해 마음을 돌려 승리를 따낸다. 자신의 신념에 대한 집착으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그녀의 성격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히튼-해리스란 이름의 총기 규제 법안과 관련하여 슬로운은 사측과 의견이 갈리고 피터슨 와이트 사에서 스카우트 제의를 하자 그녀는 회사를 나오게 된다. 신뢰하는 몇몇 동료들과 함께. 그렇게 전 직장 동료들과 마주 보고 싸우게 된 그녀는 치밀한 전략을 통해 승부수를 던진다. 이 중에는 현 동료 에스미의 총기 피해 트라우마를 들추고 첨단 기술로 불법 도청과 감시를 계획하는 등의 비윤리적으로 보이는 행위도 포함된다. 이로 인해 상원 윤리위원회 청문회에서 심문을 받게 되고 수감된다.


모든 것은 철저한 계산으로 짜인 판이었다. 에스미의 피해 사례를 공개하며 총기사건의 약자인 여성들의 마음을 공략하고 스펄링 의원과 콜-트래비츠의 밀회 영상을 공개해 비리의 실상을 퍼뜨리는 것이 그녀의 계획이었다. 사실 상 총기 규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웠을 것이다. 그녀는 미국의 체계가 썩었다며 쥐가 우글대는 그 체계 자체를 비판하여 근본적인 한 방을 날린 것이다. 지진을 일으키며, 동료들의 안전을 확보하고 홀로 수감되면서.


에스미와 관련된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신념의 변화를 겪으며, 동료들을 보호하고 홀로 피해를 감수하며, 정치사회의 변화를 촉발한 그녀의 변천은 진화로서의 의미를 지닐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가상의 법안과 허구의 이야기를 통해 이 영화는 설득과 매수, 비리와 고발로 이루어진 현 미국 정치와 총기 사고가 난발하는 미국 사회를 보여준다. 여기에 입체적인 등장인물과 그 양상을 잘 반영한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가 돋보인다. 성취욕과 성공을 향한 집념에 당당한 여성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설정한 것은 이 영화의 또 다른 매력이다. 후반부의 반전이 다소 난해한 초반 줄거리에 비로소 화룡점정으로 작용한다. 연출력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실화가 아니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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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비의 핵심은 통찰력이에요. 상대의 움직임을 예측한 후 대책을 강구해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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