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머스 도메인 분석 — PM이라면 이 정도는 알고 지원하자
쿠팡, 무신사, 네이버 쇼핑. 매일 쓴다. 너무 당연하게 쓴다.
근데 PM 눈으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당연하게 넘겼던 것들이 전부 분석 요소다. 화면 하나, 기능 하나, 버튼 위치 하나까지. 커머스는 그런 도메인이다.
많이 팔수록 많이 만들 수 있고, 많이 만들수록 생산 단가가 줄어든다.
코스트코를 보면 된다. 대량으로 판매하니까 정말 싸다. 이건 커머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제품이 생산되고 판매되는 모든 비즈니스의 기본 원리다. 이걸 이해해야 커머스의 BM, 가격 전략, 카테고리 전략이 왜 그렇게 설계되는지가 보인다.
대부분의 커머스는 플랫폼 모델이다. 수수료 기반. 셀러가 올리고, 플랫폼이 중개하고, 수수료를 떼는 구조다. 정산이 따라붙을 수밖에 없다.
근데 여기서 한 발 더 나간 게 PB(자체 브랜드)다.
무신사 스탠다드가 그렇다. 내부 구조는 모르겠지만, 직접 만들어서 직접 파는 모델이다. 이러면 영업이익률이 올라간다. 디자인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말하면, 옷 원가는 생각보다 정말 저렴하다. 물론 인건비, 공임비는 별도지만 원단 원가 기준으로 보면 그렇다.
플랫폼이 자체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인프라까지 갖추면, 영업이익률은 극대화된다. 쿠팡이 PB를 만들고, 무신사가 무신사 스탠다드를 만드는 이유가 이거다. 수수료 모델의 한계를 PB로 돌파하는 구조.
커머스 안에는 도메인이 미친듯이 많다.
검색, 상품 상세, 결제, 배송, 리뷰, 추천, 장바구니. 여기까지는 누구나 안다. 근데 그 뒤에 물류가 있다. 풀필먼트가 있다. 쿠팡이 로켓배송이라는 별도 사업 도메인을 가진 것처럼, 물류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도메인이다.
정산도 빼놓을 수 없다. 환불도 해줘야 한다. 각 화면, 각 기능을 지칭하는 고유 용어가 있고, 봐야 할 데이터 지표도 전부 다르다. 큰 도메인 안에 세부 도메인이 있고, 그 안에 또 세부 도메인이 있다. 이해관계자도 엄청나게 많다.
근데 유저한테는 이 모든 게 간단하고 명료하게 느껴져야 한다. 뒤에서 아무리 복잡하게 돌아가도, 유저 입장에서는 그냥 심플해야 한다. 이게 커머스 PM이 해야 하는 일이다.
데이터도 압도적으로 많다. 유저 관점, 금액 관점, 카테고리 관점, 세부 제품 관점까지. 데이터 하는 사람이라면 커머스는 한 번쯤 경험해보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같은 커머스인데 카테고리에 따라 유저 행동 패턴이 완전히 달라진다.
식품은 동일 제품을 반복 구매한다. 항상 먹는 우유, 항상 사는 생수. 여기서는 동일 제품 리텐션이 핵심이다.
의류는 다르다. 같은 옷을 또 사지 않는다. 흰 티 같은 거야 그럴 수 있겠지만, 대부분의 의류는 동일 제품 리텐션이 중요하지 않다. 어떤 옷을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의류는 감도가 중요하다. 이게 핵심이다.
홈쇼핑은 또 다르다. 가격을 어필할 수 있는 부분이 중요하다. 즉시성, 시간안에 구매하게 하는 요소가 있다.
그리고 교육 콘텐츠를 판다. 이것도 커머스다. 실제로 그렇게 정의하는 서비스가 있다. 그들의 서비스 정체성은 "콘텐츠 사업"이 아니라 "커머스"였다. 커머스의 경계는 생각보다 넓다.
커머스 에서 유저 행동 패턴(소비 패턴)유형도 하나가 아니다.
탐색형 소비는 뭐 살까 고민하면서 진입한다. 무신사가 그렇다. 이 경우에는 다양한 요소가 중요해진다. 제품을 스토리텔링할 수도 있고, 더 매력적으로 보여줄 수도 있고, 가격으로 어필할 수도 있다. 서비스 전략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그중 즉시성까지 강조하면 토스 쇼핑 같은 경우를 볼 수 있다. 타임딜 타이머를 돌리거나, 한정 수량을 강조하거나. 즉시 전환을 유도하는 구조다.
같은 커머스인데 설계가 완전히 달라진다.
목적형 소비는 살 거 정해놓고 들어온다. 쿠팡이 그렇다. 빠르게 찾고, 빠르게 결제하고, 빠르게 받는 게 핵심이다.
그 외에도 저관여 제품 고관여 제품 등 고려할 점이 정말 많다.
내가 커머스에서 가장 재밌다고 느끼는 부분이 이거다.
사람들이 왜 사는지, 왜 안 사는지, 왜 망설이는지. 이런 심리가 구매라는 행동으로 바로 이어진다. 오늘만 이 가격이라고 하면 안 사면 손해인 것 같은 거. 그런데 내일도 이 가격이면 앞으로 할인에 대한 시급성이 낮아지는 것. 이런 게 전부 커머스에서 실시간으로 작동한다.
행동경제학을 실전에서 가장 빠르게,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도메인이 커머스라고 생각한다.
커머스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한다.
동일한 제품을 너무 많은 플랫폼에서 팔고 있다. 유저 입장에서 이 플랫폼이어야 하는 이유, 목적성을 가지고 "나는 여기가 잘 맞아"라고 느끼게 해야 한다.
근데 눈앞의 매출에만 집중하다 보면 이걸 놓치게 된다. 본질이 흐트러진다. 그러면 결국 가격 경쟁으로 들어간다. 가격 경쟁은 규모의 싸움으로 이어진다. 마케팅, 물류 인프라까지 장악하고 있는 회사와 싸워야 하는 상황이 된다.
큰 회사가 가지는 장점이다. 인프라를 직접 가지고 있다. 근데 작은 회사는 이 싸움에 들어가면 안 된다. 작은 회사일수록 본질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커머스 6주를 경험한 PM이 적어본다.
커머스 PM으로 이직을 준비한다면, 이력서 쓰기 전에 이 전체 플로우를 먼저 이해했으면 좋겠다.
이걸 이해하고 지원하는 사람이랑, 단순히 회사 네임밸류만 보고 지원하는 사람의 밀도는 다르다. 이력서에서도 드러나고, 면접에서도 드러난다.
나라면 더 많이 이해하고 있는 사람을 뽑겠다. 빠르게 온보딩하고,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