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그 모든건 운동으로 시작합니다.
나는 항상 이력서, 면접, 내 노하우를 공유할 때마다 꼭 강조하는 말이 있다.
운동하세요. 운동을 해야 됩니다. 꼭 체력 관리 해주세요.
매번 빠지지 않고 하는 말이다. 운동을 하고 나서 내 인생은 진짜 달라진 것 같다.
지금 내가 취업 준비를 도와드리고 있는 분들이 계신다. 내 경험으로 감히 생각해봤을 때, 인생이 안 풀리는 시기가 있다. ‘안 풀린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정말 힘들었다.
뭔가 미래가 깜깜해 보이고, 내 인생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고, 이러다가 도태되는 건 아닌지. 히키코모리가 돼서 방에서 나오지 못하고, 친구들도 못 만나고, 사회에서 내 자리가 하나도 없는 것 같은 거부감도 들었다. 너무너무 힘이 들었다.
그래서 그때 필라테스를 다니기 시작했던 거 같다. 그나마 버틸 수 있었던 작은 힘이었다.
내 친구가 물어봤다. 정확하게 뭐가 좋냐고.
일단 나는 “좋은 에너지가 들어오고, 내 안에 가득 차면 좋은 일이 생긴다”라고 하는 말도 안 되는 설득력 없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근데 이게 그냥 감이 아니다.
운동을 하면 뇌에서 엔돌핀 분비된다. 행복감을 만든다. 우울감이 줄고, 기분이 좋아지고, 멘탈이 안정된다.
“좋은 에너지가 들어온다”는 말이 진짜였던 것이다.
실리콘밸리의 성공한 창업가들은 매일 아침 운동을 한다고. 그게 의사결정에도 도움이 많이 되고, 멘탈 관리에도 도움이 많이 되고. 특히 러닝을 많이 한다고 한다. 명상에 가깝다고.
나는 원래 머릿속에 생각이 좀 많은 편이다. 머리를 쉬지 않고 굴리는 편이고, 하고 싶은 것도 너무 많고, 욕심이 앞서 나갈 때가 있다. 사실 그게 나를 제일 괴롭게 한다. 나에 대한 잣대도 되게 심한 편이다. 솔직히 나 자신을 많이 사랑하는 편은 아니다.
근데 운동하는 그 순간만큼은 머리가 깨끗해진다.
예전에 회사 앞 헬스장을 끊어놓고, 너무 힘들거나 자기 압박감이 심해지거나, 솔직히 화가 날 때. 그러면 잠시 휴게를 찍고 가서 전속력으로 뛰고 왔다. 그러면 확실히 마음도 가라앉고 이성적으로 생각하게 되더라.
돌이켜보면 취준 시절에 아쉬웠던 게 있다. 하루에 한 번 필라테스, 못 가는 날도 있었겠지. 근데 그거 말고 조금 더 액티브하게 생활했더라면 더 건강한 멘탈로 지낼 수 있었을 것 같다.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녀왔다. 그때부터 산을 좀 좋아하게 됐다. 너무 힘들거나 하면 가끔씩 산에 간다. 주변에 너무 건강한 친구들이 있어서, 산에 가자고 하면 같이 가주는 친구들이 있다. 동네 뒷산을 왕복 1시간 반 정도 다녀오는 걸 즐기는 편이다.
지금 취업을 도와드리고 있다 보니까, 내 경험으로 생각했다. 그분들이 얼마나 힘들까.
그래서 감히 등산을 가자고 제안했다. 너무 감사하게 네 분이나 동참을 해주셔서, 나까지 다섯 명이 관악산을 갔다 왔다.
관상가 분이 관악산에 가라고 하는 영상이 유행을 했는지, 관악산에 사람이 정말 많더라. 우리는 아홉 시까지 모여서 등산을 시작했다.
중간중간 사람들이 쌓아놓은 돌탑이 보였다. 각자의 소원을 빌며 돌 하나하나 올려놓은 거다. 우리도 소원을 빌었다.
근데 며칠 사이에 비도 없었고 날씨가 다시 추워지면서 길이 꽁꽁 얼어 있었다. 위험하다고 판단된 두 분은 먼저 내려가셨고, 정상을 800m 앞두고 너무 위험해서 다시 돌아오는 결정을 했다.완등 하지 못해서 아쉽지는 않았다.
일단 내려오는 길에 세 번이나 크게 넘어졌기 때문에. 아, 이건 진짜 위험한 게 맞았구나. 더 갔으면 미련했구나. 의사결정을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다.
첫째, 일요일 아침에 얼마나 일찍 일어나서 준비를 했겠는가. 이 아침 모여서 이 맑은 공기 마시면서 좋은 산의 기운을 받고, 뭔가 해냈다는 성취감 자체가 너무 좋았다. 대단한 사람이 된 것 같기도 하고.
둘째, 한국인은 밥을 먹으면서 가까워진다. 등산하고 내려와서 밥을 먹으면서 한층 더 가까워졌고, 진솔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결국 커리어라는 주제로 모였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직업적인 고민들, 인생 고민들, 다양한 이야기를 했다. 단순히 구글밋에서 만나서 빠르게 피드백 드리고 했던 것보다 훨씬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덕분에 한층 더 가까워진 느낌도 들었다.
셋째, 나도 원래 진심이었는데, 다시 한번 진심으로 그분들이 행복하게 커리어 생활을 하실 수 있도록 빌었던 거 같다. 온 마음으로.
내가 어디 가서 언제 이렇게까지 감사하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살겠나. 내가 가진 게 정말 대단하지 않고, 내가 알려드리는 게 그렇게 막 세상에 없는 이야기들은 아니다. 이게 무슨 일인가 싶을 정도로 너무너무 감사하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계셨다.
그리고 기쁜 것 중 하나. 그분들끼리 연락처를 교환하셔서 서로 취업 상황이나 고민을 나누고 계시더라.
너무 좋은 거다. 내가 가진 시간은 한정적이라 사실 다 도와드리는 데 한계가 있다. 그리고 서로 정말 유사한 상황인 사람들이 힘을 합쳐서 이 어려운 취준이라는 걸 극복해 나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아이스브레이킹을 해드리는 걸 내심 마음에 쫓겨서 못 해드렸던 부분이 있었는데, 들어보니 이미 그분들끼리 이야기를 나누고 계시더라.
너무너무 좋았다.
앞으로도 이런 선순환의 구조를 계속 가져갔으면 좋겠다. 본인들이 취업 돼서 다른 사람들도 도와주고 싶다고 했던 말도 너무 좋았다. 나도 그걸 같이 하고 싶다. 다른 분들이 나한테 도움을 구하러 오시면 가이드는 내가 드릴 수 있지만, 이분들도 같이 채워서 더 풍성한 도움을 드릴 수도 있을 것 같고. 또 좋은 회사에 다니실 거라고 생각한다. 원하시는 방향으로. 그 네트워킹을 가지고 서로 돕고, 정보도 주고받으며 커리어 동반자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결국 운동은 멘탈을 지키고, 멘탈이 커리어를 지킨다. 그리고 이번에 느꼈다. 운동에서 파생된 모임, 함께 땀 흘리고 밥 먹고 이야기 나누는 그 시간이 생각보다 훨씬 큰 힘이 된다는 걸.
다음에도 또 해보고 싶다. 같이 등산 가실 분, 같이 운동하며 커리어 이야기 나누실분들 연락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