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게 말하면 끈기, 성취감 나쁘게 말하면 집착 있는 사람
이집트에 갔다. 프리다이빙을 하고 싶어서였다.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이집트까지 갔다. 나는 바다를 좋아하고 물을 좋아한다. 이집트가 스킨스쿠버나 프리다이빙 자격증 따기 좋은 곳이라고 했다. 비용이 저렴하다고 해서 갔는데, 나중에 이것저것 생각해보면 한국이랑 비슷하긴 했다.
일주일에 하나씩. 타이트하게. 스킨스쿠버부터 시작했다. 금방 딸 줄 알았다.
문제가 있었다. 어릴 때 수영을 오래 배웠다. 좋은 점은 수영을 할 수 있게 된 것. 나쁜 점은 물에 대한 공포가 생긴 것. 그때 선생님이 좀 거칠었다. 물에 빠뜨리면서 가르쳤다. 그래서 물을 많이 먹으면, 무서운 상황이 생기면, 물을 더 많이 먹게 된다.
스킨스쿠버 시험 중에 마스크를 완전히 벗고 다시 써서 안에 들어간 물을 빼는 과정이 있다. 그게 잘 안 됐다. 패닉이 왔다. 스킨스쿠버는 물에서 갑자기 올라가면 안 된다. 수압이 달라서 위험하다. 근데 나는 올라가려고 했다. 그걸 해야 자격증을 딸 수 있었다. 여행을 왔지만 한국인 특, 또 이시영 특 근데 그걸 꼭 하겠다고, 수업 끝나고 밤바다에 들어가서 계속 연습했다. 결국 땄다.
이건 더 힘들었다. 진짜 어려웠다. 숨을 참고 깊이 내려가야 한다. 거기서도 공포가 왔다. 매일 매일 갔다. 여행도 못 즐기고 자격증에만 매달렸다.
결론적으로 프리다이빙 자격증은 못 땄다.
주변 사람들이 그랬다. 여행 왔는데 도대체 뭐 하고 있는 거냐. 이렇게까지 할 일이냐.
맞는 말이었다.
마지막 이틀 정도는 내려놓았다. 아, 그래. 나는 여행을 온 거지. 그렇게 생각하고 좀 쉬다 왔다.
이때 느꼈다. 나의 집착이, 목적 달성에 대한 집착이 과하다는 걸.
2주이라는 여유가 있었다. 자격증이 안 되면 여행을 즐기면 됐다. 근데 나는 그러지 못했다. 목표를 세우면 거기에 매달렸다. 즐기지 못했다.
여행을 가서도 여행을 못 하는 사람이었다.
지금 돌아보면 그게 나의 기질인 거 같다.이 기질이 일할 때는 도움이 된다. 목표를 세우면 끝까지 간다. 포기를 잘 못한다.
근데 삶에서는 가끔 나를 힘들게 한다. 내려놓아야 할 때 내려놓지 못하고, 즐겨야 할 때 즐기지 못한다.
이집트 마지막 이틀이 가르쳐준 게 있다. 내려놓으면 보이는 것들이 있다는 것. 그때서야 이집트가 예뻐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