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앓던 이

고민이 많아 쓴 시 6

by 새벽녘

그 병적인 자기애는 뿌리가 불안에 흔들거린다

뿌리 아래서부터 썩기 시작한 자기혐오는

감춰도 감춰지지 않고 멈춰도 멈춰지질 않는다


숨죽여 상하기 시작한 앓던 이는 몇날 밤 날 괴롭혔다

진작에 뽑아버릴걸 후회할 걸 알면서도

아프고 허전할까봐 쉽사리 손 못 대고 바라봤다


앓던 이도 품기로 하면 몇일 밤은 날 속여 안아진다

괜찮다고 내 심장을 뾰족히 찌르며 버텨보다

그 주변도 썩어 문드러질 것 같을 때가 와서야 뽑는다


앓던 이의 자리에 시린 바람이 불어 아파 울었다

첫 날은 울고, 둘째 날은 뒤척이다, 셋째 날엔 괜찮았다

열흘 밤엔 곤히 잤고, 다음 날은 웃었으며,

모레 후엔 기억이 잘 나지 않게 흐려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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