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과 지구 평면설

개인의 사병으로 전락한 경호처

20250105501016.jpg 사진 출처: 한겨레

당신은 한 나라의 대통령이다. 당신의 국가에서 극소수의 사람들은 지구가 평면이라고 주장한다. 평면설을 믿는 사람들의 주장은 기존 과학 이론으로 충분히 설명이 가능했지만, 그들은 달에 가서 두 눈으로 직접 보기 전까지는 믿지 않겠다고 한다. 자신들과 달에 가 지구가 정말 둥근지 보자고 말한다. 처음에는 허무맹랑하여 아이들도 믿지 않을 소리라며 무시했지만, '지구가 평평한 20가지 이유', '달에 직접 가서 확인해야 하는 이유' 등의 주제로 유튜브 동영상을 올리는 사람들이 생긴다. 대다수의 시민들은 저런 유튜버들의 목적이 돈이라는 것을 알지만 극히 일부의 시민들은 물든다. 점점 헛소리의 데시벨이 커지며 이렇게 된 거 깔끔하게 다 같이 달에 가서 확인하자는 말이 국회의원 입에서 나온다.


당신은 한 나라의 대통령이다. 당신의 국가에서 극소수의 사람들은 지구가 평면이라고 주장한다. 당신은 막대한 예산과 공무원들의 시간을 소모하여 비과학을 신봉하는 사람들의 의문을 해소할 것인가?


윤석열은 부정 선거를 확인하려 달에 가려고 했다. 그것도 비상계엄이라는 이제는 대한민국에 존재해서는 안 될 수단을 사용했다. 이성이 좀먹은 자의 판단은 국가에 재앙에 가까운 경기 침체라는 여진을 남기고 있다. 윤석열은 계엄 해제 후 대국민 담화에서 “이번 계엄 선포와 관련해 법적, 정치적 책임 문제를 회피하지 않겠다.”라고 말하였으나, 체포가 다가오자 집 앞에 응원 온 사람들을 애국 시민이라 치켜세우며 "끝까지 싸울 것"이라 상황을 부추겼다.


공수처가 윤석열 체포에 실패했다. 체포 집행 방해에 행동으로든 침묵으로든 가담하는 자들은 계엄 사태에 켕기는 부분이 있어서 그렇다. 최상목은 계엄 직후 금감원장, 금융위원장, 한은총재와 회의를 했고, 경호처장은 계엄 3시간 전 삼청동에 경찰청장과 서울경찰청장을 불러 계엄 논의를 했다고 밝혀졌다. 윤석열이 후보 시절 했던 발언 하나로 이번 정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에 대해 설명이 가능하다. '특검을 왜 거부합니까? 죄 졌으니까 거부하는 겁니다.' 채상병 사건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윤석열은 늘 자신과 관련된 수사에 관하여 소스라친다.


군대와 경찰의 역할은 분명하게 다르다. 군대는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경찰은 공공질서의 혼란으로부터 시민들을 지킨다. 두 집단이 같은 곳을 바라보는 순간 시민은 외세가 되고 혼란의 원인이 된다. 경호처장은 자기가 책임을 질 테니 막으라는 헛소리를 한다. 법률에는 더치페이도 골든벨도 없다. 공무 집행 방해라는 개개인의 죄를 자신이 모두 질 수 없다. 헛소리를 듣고 있던 경호처 직원들도 공무원 시험을 본 자들이니 이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명령을 따랐다면 책임은 개인이 져야 한다. 이번 체포 거부에 있어 최악인 부분은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 청년들을 내란 피의자의 신변을 지키는데 방패로 썼다는 것이다. 그들은 나라를 지키러 간 것이지 범죄자를 지키러 간 것이 아니다. 20대 초반의 청년들이 총기 소요가 일어날 수도 있는 곳에서 목숨을 걸고 몇 시간을 버텨야 했다.


개인의 사병으로 전락한 경호처는 대한민국에 거대한 선례를 남겼다. 대한민국에서도 범죄자가 PMC를 동원하여 국가의 집행을 막을 수 있다는 사실을 전 세계가 알게 되었다. 2019년, 멕시코 정부는 마약 카르텔과의 전쟁을 선언했다. 카르텔 수장의 아들을 체포하는 데 성공했으나, 카르텔이 주변 민간인들을 학살하며 정규군보다 더 많은 병력으로 정부에 반하자 힘겹게 잡은 수장의 아들을 도로 풀어 주는 비극적인 일이 발생했다. 상황과 장소에 맞지 않게 카르텔이라는 단어를 애용했고 척결이라는 구호까지 붙이고 외쳤으나, 정작 본인이 마약 카르텔이 하던 짓을 하고 있다. 향후 정상적인 외국 투자와 관광 유입이 들어올 수 있을지 걱정이 된다.


그는 지금도 싸우고 있다. 그의 머릿속에서는 간첩들이 전국을 다니며 암약하고 있다. 그의 대한민국은 위험하다. 윤석열은 지금 시간이 없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김상욱과 국민의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