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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음감 May 08. 2021

빈센조는 말도 안 된다

그러니까 드라마지

빈센조가 지난주에 끝났다. 어제 비로소 다 보고 쓰는 리뷰.

1. 스님 만세

'저는 후회만 하는 번뇌 덩어리'라는 빈센조의 말에 '부처는 못돼도 야차와 나찰이 되어 중생들을 데리고 싸우면 가끔 부처님의 칭찬을 받을 겁니다.'라고 명쾌한 답을 준다. 싸우라는 말을 위로로 만드는 놀라운 서사다.

2. 최명희 만세

장한석이 되지 못한 옥택연의 과한 허세가 불편했다. 그때마다 완벽하게 최명희였던 김여진은 옥택연의 빈틈을 채워줬다. 부스스한 파마머리 여자 빌런이 그전에도 있었나? 새로운 빌런이다. 대쪽 같이 악에 충성한 최명희를 오래 기억할 것 같다.

3. 송중기 만세

속도감과 초특급 사이다를 위해 개연성을 종종 놓칠 때 송중기가 무표정하게 "분노하길 바라지 않아요. 행동하길 원해요." 막 그러면 갑자기 모든 개연성 퍼즐이 와라락 맞춰지는 거다.

얼굴이 개연성이고 슈트의 완벽한 핏은 기승전결이다. 태양의 후예는 손발이 오그라들어서 안 봤는데 그동안 송중기에게 무슨 일이 있던 건가...(라고 묻기엔 일이 많긴 했구나) 그의 산뜻한 저격에 섬뜩하게 반했다.

4. 연출 만세

바벨 이야기가 있는 구약의 기록에 따르면(극중 문제가 되는 회사 이름이 바벨이다)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악한 왕은 아합이었고 그는 과다출혈로 죽었다(병거 바닥에 아합의 피가 고였다고...)

장한석을 묶은 빈센조가 말한다. "몸이 가벼울 정도로 피가 빠지게 될 거고 상상 이상의 고통을 느끼게 될 거야." 장한석도 과다출혈로 서서히 죽는다. 장한석에게 아합이 보였다고 하면 오버일까.




총기 소지가 불법인 나라에서 총이 남발되고(그래서 사람이 수없이 죽고) 기득권은 절대악이라는 불성실한 서사, 빈센조가 돈이 없었다면 애초에 시작이나 되는 이야기인지? 이태리 마피아가 동양인을 2인자로? 등등의 물음표력 또한 강력했지만 이 또한 송중기로 퉁치는, 그러니까 송중기 아니면 어쩔 뻔했냐고. 그러니까 드라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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