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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음감 Jan 16. 2020

우린 얼마나 서로를 아쉬워 하는지

이건 바로 나와야 합니다!

*아웅, 이거 한 소절 쓰는데 갑자기 코끝이 찡~하네요. 얼마전 어떤 엄마가 그를 '검색'으로 알았다는 말을 듣고 혼자 휘청했어요. 내 라디오 시대를 안아준 그를 고작 '검색'하다니! (물론 속으로 한 말입니다)




<엄마의 20년> 이 드디어 내게도 왔다. 단숨에 읽었다. 

어? 눈썹그려라가 공동체의 예시로 올라왔다. 오예~


책에는 12주의 온라인 모임 후 온라인 전시회를 열었다, 작가님이 다음 전시회는 굿즈제작을 제안했다...

여기까지 나와있다. 그래서 여기서는 그 다음의 이야기를 풀어본다.


굿즈 제작이라니!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는데 이미 내 손가락은 알겠습니다~라고 답을 보낸다.

온라인 모임을 기획할 때부터 자꾸 손가락이 본인의 뇌가 있는냥 움직인다.


사고쳤네...라고 생각하며 언니들에게 조심스레 말을 꺼낸다. 


저기...제 생각은 진짜 아니고
작가님이.... 그러셨는데..
제가 알았다고는 했거든요...


그랬더니 갑자기 아이디어가 쏟아진다. 

아니, 이 언니들이 내 메일 계정을 해킹해서 자기들끼리 미리 회의한게 아닌가 싶을 정도다. 


일이 진행된다. 만들게 있는 언니대로, 없는 언니대로 나름의 파이팅을 외치면 채팅창은 모닥불을 피워놓은 듯 따뜻하다. 캠프파이어 같다.


작게 둘러앉아
누구는 손바느질하며 듣고
누구는 가죽을 재단하며 듣는다.
누구는 간식을 갖다주고
누구는 꼬인 실타래를 말없이 풀어준다.
누구는 소재를 생각해 내고
누구는 그걸 그림으로 푼다.
누구는 그 그림에 철학을 담고
누구는 담긴 철학을 쓰다듬어 준다. 


캠프파이어가 원모양인 이유를 알겠다. 시작이 없고 끝나지 않는 이야기라 그렇다. 


비정기적, 50프로 출석률, 결정적으로 가상의 세계 속 캠프파이어인데 계속 이어진다. 50프로 출석률이라도 그날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창에 남아있기에 어디로 끼어들어가도 원래 그자리 같다. 


이 짧은 순간에도 우린 얼마나 서로를 아쉬워 하는지. 


고작 넉 달을 넘기고 있었다. 

우연히 지나는 길에 마주쳤어도 못알아 볼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이 '눈썹 언니'라는 이름으로 두번째 12주를 엮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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