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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음감 Jan 23. 2020

명절에 체리 씨발라먹어

눈썹 언니들이 명절에 대처하는 자세

명절을 며칠 앞둔 어느 날 저녁, 어느 언니의 톡이 옵니다.


저는 정말 시댁이 정말 너무나 싫은데, 남편때문에 참아보아요.
남편에게 소중한 사람들이니, 미워하지 말아야지...
늘 생각하는데
그것조차 참 어렵게 만드십니다, 그 두분이. 
미워하지도 싫어하지도 말고 그냥 참아보자.
다짐하고 또 해요.
남편에게 확마 쏟아낼까 하다가 말았습니더.
오늘 저녁은 뭐 드시나요??


답이 주르르 달리죠. 

혼자 극복하고 산다. 의 여러 버전


전 진짜 앞뒤안보고
정말 미친사람처럼 대차게 들이받고
서로의 거리를 인정하는
평화가 찾아왔지요.


저는 들이받는 걸 못해서..
세상 아까운
다정한 버젼의
저를 버리는 선에서
살아남았습니다 ㅎㅎㅎ

어르신들의 심리를 들여다보는 말들이 나오기 시작하고.


그게 실전에 대입된 말들도 나오고

(엄마를 불쌍히 여기는 남편...그 남편의 마음을 알아서 더 어쩌지 못하는 와이프..)



원인을 찾습니다.


대체 누가 울 어머님들을 일케 외롭게 만든겨!

누구긴 누구에요... 시대가 그랬지...



그래서 우리끼리의 해결책을 찾고


그 와중에....그 어른들이 보내시는 문자 폭탄 아시죠..

뭐가 뭐에 좋다더라, 아님 긴급 속보! 지인에게 꼭 돌리세요!! 라며 오는 소설같은 카톡들.

그런 문자 와장창 보내시는 어른들,

일하는 중이라 제대로 못 본 며느리

(전 너무 길어서 일 안해도 안봅니..) 

그럼 또 문자 씹었다고 화내시는 어르신들..

그런 얘길 하고 있는데 어느 언니가 제안을 합니다.


선수치자.
먼저보내는거야!



그러더니 우리에게 보낸 문자(이거의 5배 분량)


저 체리에 반한 언니들은 그날 밤을 체리로 인사하고



그 다음날 우리는 가죽으로된 체리 실물을 영접합니다. 이름하여 아워 체리. 


체리에 감동받은 만담? 이 오가면서 며느리들의 명절톡은 끝났습니다.




가부장제에서 남자도, 여자도 자유로울 수 없던 이상하게 꼬인 명절 문화.

니탓이네 내탓이네 싸우기 이전에 시대가 남긴 구정물이라 생각하고.


안으로는 귀통풍을 수련해서 단단한 나를 만듭니다.

밖으로는 견해를 지지하는 공동체를 만나겠죠. 


그렇게 꾸준히, 우리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합니다.

먼 훗날, 체리의 상큼함만 남은 명절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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