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보고 쓰다

응팔은 진짜 쌍팔년대 감성인가

정팔이 엄마 왜 그랬어요

by 음감

지난 주말 시가에 갔다가 응답하라 1988 1-5회가 연속방송하는 걸 봤다. 하이라이트 위주로 봐서 몰랐던 앞뒤 이야기가 짜 맞춰져서 재미있었다. 라미란이 거슬리기 전까지는.

라미란은 친정 일로 2박 3일 동안 집을 비운다. 그동안 집은 돼지우리였지만 라미란이 서울 터미널에 도착했다는 전화를 받자마자 남자 셋은 집을 멀끔하게 치운다. 돌아온 라미란은 심기가 불편하다. 정팔이는 그런 엄마가 이해되지 않는다.

동룡이는 정팔이에게 "엄마 일거리를 만들어줘라"라고 말한다. 정팔이는 라면 끓이는 형 손을 일부러 데게 하고 연탄불을 일부러 죽이고 엄마를 부른다. 라미란은 "내가 못살아~"하면서도 뒷수습을 하고 기분도 좋아진다.

나는 어이가 없어서 짜증을 냈다. 엄마들이 저런 걸로 우울하고 기분 좋아지는 이야기를 21세기에 해야겠냐고.


따지고 보면 남자 셋은 이미 다 해놓은 반찬에 밥만 해서 먹은 거다. 본인이 어지른 공간을 본인이 치우는 것도 당연하고.

그러니 그들이 뭐 대단한 걸 하지 않았다. 그도 못한다면 그게 병신이지 싶은데 유독 남자의 집안일은 왜 그리 기준이 낮은지.


쌍팔년도의 낡은 가치를 굳이 2022년에 또 보고 싶지 않다. 그저 말랑한 젤리같던 응팔의 감성에게 뒤늦게 뒤통수를 맞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