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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음감 Apr 18. 2022

퍼스널 브랜딩 못한 40대 여자는

그거 꼭 해야 합니까

작심삼일이라는 말을 손에 잡히는 물성으로 바꿔보라 하면 제 몸뚱이를 갖다 놓으면 됩니다. 저는 작심삼일에 최적화된 인간이라서요. 콘셉트 하나를 잡아 꾸준히 쌓아간다는 퍼스널 브랜딩 방법론에서 보면 최악입니다.


개인은 그냥 개인으로 살면 됐는데 언젠가부터 개인도 브랜딩을 해야 한답니다. 유행이라면 선택할 수 있는데 이건 유행을 넘어선 강요처럼 보였어요.    


나만 뒤쳐지는 거 같아서 좀 기웃거려 봤습니다. 그러나 퍼스널 브랜딩 하겠다고 작심삼일 인간이 작심삼년 인간으로 바뀌진 않더군요.


되는 사람도 있긴 하지요. 그게 제가 아닐 뿐.


점점 궁금해졌습니다. 꼭 퍼스널 브랜딩이 되어야 하는 건가. 늘 성장해야 하나. 매일 파이팅을 외쳐야 하나. 격일로 널브러지는 나는 퍼스널 망했딩인가. 뭐 그런 궁금증이요.   


이 시리즈는 퍼스널 브랜딩 안 한(못 한) 인간의 자기 성찰기, 혹은 같이 못한 당신과의 동료의식 고취문, 혹은 퍼스널 브랜딩 못해도 조금씩 돈을 버는 이야기로 채워질 거 같습니다. 동료의식에 발끈하지 마시고요. 당신도 퍼스널 브랜딩이 안 됐으니까 이걸 클릭하신 거잖아요.




월 천만 원 벌기가 '밤 11시에 끓여먹는 라면이 정말 맛있죠'라는 말만큼 당연하게 떠도는 시대입니다. 라면은 매우 당연합니다만 월 천이 정말 당연할까요. 당연하지 않으니 '월 천만 원'이라는 키워드가 꾸준히 팔리는 게 아닐까요.  


퍼스널 브랜딩 강사도 월 천만 원을 못 버는 사람이 많대요. 본인 브랜딩도 안됐고 본인 책 1 쇄도 다 못 팔았으면서 몇 백만 원짜리 강의를 론칭하는 세상입니다. 성장, 나눔, 가치, 선한 영향력 등등의 초성만 들어도 이미 멀미 나는 그런 단어를 조합해서요. 그게 또 팔리는 거 보면 사람 속은 정말 모르겠어요. 세상에 눈먼 돈이 많다는 말이 그래서 생기나 봐요.


아, 이쯤 되면 제 성향도 보이시죠? 나눔 몰라요, 선한 영향력 몰라요, 저 하나 살기도 빠듯하고 누구에게 영향력 주고 싶은 마음도 없어요. 그건 저 위의 훌륭하신 분들이 하는 겁니다. 저는 제 아이들에게 선하기도 벅찬 변방 아줌마라서요.


퍼스널 브랜딩 못해도 돈을 왕창 벌어서 우리 가문을 일으키겠다!라고 결심하신 분이 혹시 계시다면 아주 빠르게 뒤로 가기를 눌러주시기 바랍니다. 이 시리즈는 온전히 제가 해 본 것만 쓸 건데 제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는 이달의 관리비정도라서요. 저희 가정 수입의 대부분은 남편 월급입니다


저는 무색무취한 사람입니다. 뚜렷하게 싫어하는 건 몇 개 있으나 좋아하는 건 정확하지 않아요. 특정 브랜드만 고집하는 충성심도 없고 이거 아니면 안 먹어! 하는 미식가도 아닙니다. 이 시리즈에서 제가 하는 이야기는 저처럼 희멀건한 사람에게 최적화된 이야기입니다. 그러니 취향이 확고하신 분 또한 빠르게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아직도 뒤로 가기를 안 누르셨어요? 아이고, 당신도 참 재미없고 안 절박하고 브랜딩 안 된 사람이군요. 그럼 이제 그런 사람들끼리 일종의 동지애로 가볼까요.


매주 월요일에 지금 남은 분들을 위한 시리즈를 연재할게요. 거기서 딱 기다려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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