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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음감 Oct 24. 2022

나의 리뷰를 가족에게 응원받는 법

매우 간단함

리뷰 블로그도 하다 보면 은근히 바빠요. 입금도 없는데 바쁘면 가까운 가족에게라도 응원받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어떻게 하면 응원받을까요?

간단합니다. 말하지 마세요.

이게 무슨 소리냐고요? 응원받아서 힘을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거만큼 중요한 게 있거든요. 바로 '이미 있는 힘을 잃지 않는 것'입니다.

리뷰 블로그라는 게 가족이 보기엔 번거로워 보일 수도 있어요. 혹시 2천 자 리뷰 하나 쓰는데 세 시간씩 걸리고, 쓰느라 배달음식 시키고 그러면 가족들은 '고작 몇만 원 서비스받고 이게 뭐야' 할 수 있거든요.

내가 재미있어서 한다고 해도 제일 가까운 가족에게 그런 말 들으면 기운 빠져요. 세 시간씩 쓰려면 없는 기운도 끌어모아야 하잖아요. 그 와중에 있는 기운을 잃어버리면 얼마나 아깝습니까.

머리 쥐어뜯는 아내를 도와준다고 애들 챙기고 집안일 챙기는 남편도 있긴 합니다. 네, 제 남편입니다. 남들에겐 좋아 보이지만 그렇게 되면 제 마음이 이미 불편해지더군요. 제 일을 남편에게 미루는 거 같아서요.

이 무슨 본투비 무수리 멘탈이냐고요? 타고난 게 이러니 어쩌겠습니까. 혹시 퇴근한 남편이 모든 가사를 다 해도 나는 안 불편하다! 하시는 공주마마 멘탈 분들은 그냥 다 말하고 하셔요. 나중에 그 멘탈 저한테도 좀 나눠주시고요.

남편은 그렇다 치고, 엄마에게 말했다가 탈탈 털리는 사람도 있어요. 40대의 친정엄마는 이제 6070이잖아요. 그분들께 랜선 세계 일은 너무 멀고 구민회관 수영장 수다는 매우 가깝습니다.

어느 집 딸은 재테크해서 집이 몇 채라고 수영장 샤워실에서 듣고 오는 엄마입니다. 내 딸은 5만 원짜리 밥 한 번 먹고 작가 인양 바쁜 티 내고 있으면 엄마는 이해 못하시는 게 당연하죠.

이해만 못 하시면 그나마 다행인데 "너는 어떻게 된 애가..."의 돌림노래가 시작하면 내 에너지가 또 털려요.

나를 이해 못 하는 엄마한테 상처받아서 내면 아이 치유가 필요하고 어쩌고는 2030까지만 합시다. 사십 년 넘게 살았으면, 엄마가 특정 정신질환을 앓는 게 아니라면 어느 포인트에서 엄마가 나한테 화내는지 짐작하고 알아서 피해야죠.

엄마가 사과해야 한다고요? 그럴 엄마였으면 내면 아이 타령도 진작에 끝났겠지요. 40대인 내가 바뀌는 게 빠를까요, 70대인 엄마가 바뀌는 게 빠를까요. 될 일에 배팅합시다.

40대는 되고 안 되고를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나이입니다. 안된다고요? 그럼 공부하세요. 2030은 그걸로 광광거려도 그러려니 하지만 마흔 넘어 그러면 모양 빠져요.

자, 그럼 죄지은 것도 없이 계속 비밀스럽게 해야 할까요. 그건 아니죠. 무수리 멘탈도, 내면 아이도 부드럽게 넘어가는 기술이 있어요. 다음장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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