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일은 수영 3개월 차 시작날이다. 그냥 초급도 아니고 발차기부터 시작한 병아리 반이다. 삐약삐약.
우리 반에서 보조기구 없이 자유형 하는 데 내가 제일 먼저 성공했다. 어떤 운동이든 평균이하였는데 그동안 나도 모르는 진화를 했나.
착각이었다. 사람 잘 안 변하더라. 평영으로 넘어가니 내가 확연한 꼴찌다.
평영 발차기 리듬이 있다. 강사 말로는 내가 리듬은 맞추는데 다리에 힘을 너무 주고 있어서 안 된다고 했다.
자유형 때도 그랬다. 똑바로 가지 못하는 이유가 쓸데없는 힘이 들어가서 그런다고 했다. 어느 순간에 감이 확 올 거라고 했고 진짜 왔다. 평영은 안 온다.
모든 수영은 힘을 줄(때)주(고)뺄(때)빼야 앞으로 간다. 줄주뺄빼. 수영만 그럴까.
그림작가 두 명과 협업을 한다. 그림 감이 전혀 없는 내게도 그들이 힘을 줄주뺄빼 하는 리듬이 느껴진다. 그럴 때면 민폐 되지 말아야지 하는 마음에 나는 다시 긴장하곤 한다.
강강강은 부러지고 약약약은 쓰러진다. 강약 리듬이 감각적으로 교차할 때 운동도, 그림도, 글도 살아난다.
굳이 따지면 힘을 빼는 게 먼저다. 빼지 못하면 줄 수도 없다고 했다. 내가 평영이 안 되는 것도 시작부터 힘이 들어가서 그렇다나.
줄주뺄빼의 전방위적 존재가 필요한 때다. 그래야 수영도 되고 협업도 될 일이다. 이걸 넘으면 수영도, 협업도 초급을 끝낼 수 있을까. 삐약삐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