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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쪼꼬 Feb 19. 2022

대기업 공채가 들려주는 영국 유학 이야기

에필로그

에필로그

지금까지 정리한 나의 경험담은 ''라는 사람을 만들어준 중요한 토양과도 같다. 나의 이야기나 경험을 정확하게 그대로 따라 수 있는 사람은 없고, 이를 그대로 따라 하기를 바라지도 않는다. 설령 따라한다고 해도 나만큼 험난하기도 어려울거다. 다만 나의 경험담을 통해서 누군가는 조금의 지식을 얻을 수 있고, 또 누군가는 조금의 희망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할 것 같다. 세상에는 정말 많은 방식의 삶이 존재하고, 그 모든 삶이 전부 틀린 것이 아니기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겪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시행착오를 하거나, 주저함으로 인해 놓쳐버릴 수 있는 것들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면 조금은 낭비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을 마치 거창한 일을 해낸 것처럼 포장해서 글을 썼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분명 그런 것 같아 조금은 부끄럽다. 원대한 포부를 가지고 유학길에 오른 것도 아니고, 남들보다 특별히 잘나서 공부를 오래 것도 아니다. 지금의 내 모습이 성공한 모습이라고 말할 수도 없고, 대단한 사람이 된 것도 아니다. 당신이 쉽게 볼 수 있는 보잘것없는 친구 중 한 명과 아주 비슷할지도 모른다. 실제로 현실에서 나만큼 완벽하게 보잘것없는 사람도 드물다. 그저 남들보다 조금 더 긍정적이고 조금은 더 유쾌하다는 것 외에는 특별히 잘난 구석이 전혀 없다. 이런 내가 전하고 싶은 메지는 '내가 했으니까 당신도 할 수 있다!'이다.


어학연수와 유학 기간 동안 달라진 환경과 학교 공부에 적응하느라 진땀을 빼기도 했고 스트레스도 받았지만, 결국은 졸업장을 따냈다. 공부에 올인하지도 않아서 훌륭한 성적도 아니었다. 졸업 점수가 뭐가 그리 중요하단 말인가! 특별하게 잘난 구석이라곤 눈 씻고 찾아봐도 없는 나였지만 어쨌든 5년이라는 유학 생활을 마치고 목표로 하는 취업을 이루어 냈다. 엄청나게 좋은 회사는 아니지만 대기업도 떡 하니 붙었다. 노력하는 만큼 즐기기도 많이 했다. 그러니 지금 이 모양 이 꼴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만 볼 것도 아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앞서 이야기했다. 내가 기울인 노력에 비하면 지금의 내 모습은 아주 적절하다. 아니 적절하다 못해 아주 칭찬할 만하다. 노력의 보답은 확실히 있었다는 이야기이다.


나보다 더 높은 목표를 세운 당신이라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 목표는 나의 노력으로 이룰 수 있을 만큼,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목표여야 한다.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성적을 내서 더 좋은 곳에 취업하는 것이 당연히 좋겠지만, 사람마다 주어진 노력의 역량이 다르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비싼 돈 내고 유학길에 올라 365일 내내 공부만 해도 부족할 판이었지만, 나라는 사람에게는 공부에 투자할 그 정도 노력의 역량이 없었다. 다양한 곳에 눈을 돌려보았고, 다양한 일을 겪으면서 많은 양의 경험이 쌓였다. 와이프가 알면 거품 물만큼 달달하게 연애도 했다. 그래서 지금의 와이프를 만나 행복할 수 있는지도 모른다. 러한 일련의 몸부림으로 내가 가고 싶은 길이 무엇인지, 나라는 사람의 삶의 방식이 무엇인지 찾아냈다. 이것 하나만으로도 나의 유학 생활은 성공적이었다. 각자 자기가 가진 노력의 역량을 판단해 보고 그에 따라 목표를 세우고 좇아간다면 언젠가 그 목표를 이루는 날이 올 것이다.


스스로의 역량을 너무 과소평가하지는 말. 주구장창 공부만 하라는 말도 아니고 반드시 유학을 떠나라고 말하는 것도 아니지만, 당신이 가지고 있는 역량의 한계를 미리 축소할 필요는 없다. 해보고 싶은 일이 있는데 실패할까봐 주저하는 일이 있다면 한번 부딪혀 보라. 나의 노력의 역량이 얼마인지는 부딪쳐 보아야만 알 수 있다. 한 번쯤은 치열하게 노력을 해보아야 나에게 주어진 노력의 역량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된다. 내가 가진 노력의 역량이 얼마나 큰지 스스로 피 터지게 확인하기 전까지는 당신의 역량을 한번 믿어보라. 한국 사람이 가진 노력의 역량은 생각보다 크다. 웬만한 목표는 달성할 수 있다. 대한민국이 2002년 월드컵에서 4강까지 올라갈지는 누가 알았으며, 내가 런던대 석사가 될 줄은 어느 누가 알았겠는가!(내가 석사를 했다는 것이 그만큼이나 대단한 일이다) 당신이 특별히 잘날 사람이 아니라도 할 수 있다. 나의 경험이 이를 명백히 증명하고 있다.


지금의 나는 아직 회사에서의 어떠한 성공도 거두지 못했다. 성공은 커녕 현상 유지만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지금 내가 있는 길의 끝에 처음 회사에 입사하며 세워둔 목표인 유럽 법인장이라는 모습이 있을지도 의문이다. 그곳으로 가는 길이 일직선으로 놓여진 것은 아니고, 그래서 한참을 돌아 돌아 찾아가야 할 것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아직 아무런 이정표도 나타나지 않으니 불안할 따름이다. 하지만 나는 지쳐있지 않다. 나는 아직도 걸어가고 있고 내가 가는 그 길 끝에 설령 유럽법인장이나 지역전문가라는 달콤한 보상이 있지 않더라도 내가 가는 길이 실패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당신이 걷고 있는 지금의 이 길도 마찬가지이다. 당신의 목표에 대해 최선을 다한 치열함을 쏟는다면 언젠가는 목표를 달성하는 당신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치열하게 노력하자. 치열하게 고민하다 보면 방법이 보일 것이다. 가는 길이 험하고 멀게 느껴질지 모르지만 그 길에 반드시 보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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