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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행복 채우기 Aug 26. 2024

배움과 실패의 관계

배우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배워가는 삶이 생동하는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필자가 자소서에서 숱하게 사용하는 표어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선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욕망이 존재하는 법이다. 타인의 태도와 시선에 투영되는 나의 모습이 선에 근접하기를 희망한다. 이는 인간사회로부터 배척당하거나 고립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다시 말해 원초적인 본능에서 기인하는 행동이다. 그에 따라 우리는 노상 ‘좋은 사람’이 되고자, ‘좋은 삶’을 영위하고자 분투한다. 이와 같은 욕망은 곧 무언가를 배우는 행동으로 귀결된다. 즉, 배움에 대한 갈망이 지속되게 하는 것에 대한 동력은 선한 사람이 되길 바라는 욕망으로부터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배우다’는 편안함에 안주하고자 하는 인간의 관성적인 습성을 거스르는 행위로서 가히 소모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스스로 지정한 도덕적 선에 부합하는 목표에 도달하고자 편안함을 과감히 단절하고 지속적으로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 가치를 생산해낸다는 점에서 발전적이고 경이로운 행위이다.


다만, 배움과 실패는 동일 선상에 위치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배움이란 자신이 완전하지 않음을, 즉 자신의 결여를 전제로 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시작점에서 완전한 상태가 아니기에, 배움을 결단한다면 실패는 필연적인 과정으로서 기능하게 된다. 따라서 설령 실패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배움의 여정에 응당 존재하는 관문이기에 좌절할 필요가 전무하다.


더 나아가 어떠한 경험이든, 관계이든 배울 점은 으레 존재하기 마련이다. 특정 경험이 소위 ‘실패한’ 경험으로 치부되더라도 배운 점에 초점을 둔다면 단언컨대 이는 실패한 것이 아니다. 필자가 과거의 선택과 감정에 대해 좌절감에 빠졌을 당시에 한 친구가 가볍게 뱉은 말이 뇌리에 박혔다. “그것도 어쨌든 다 배운거지” 였다. 이 말 덕택에 과거의 나의 결정, 감정 및 상태가 부정당하는 듯한 상실감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참담하고 쓰린 낭패를 겪었더라도 이를 배움의 일환으로 간주하고 앞으로의 삶의 방향타方向舵로 여기는 것은 어떨까? 실패라는 것도 어떻게 보면 특정 시점에서 진심을 다한 자만이 겪을 수 있는 관문이라고 생각한다. 진심이 부재했다면, 실패하였는지 인지조차 못 할 수도 있다. 실패를 배움의 일환으로 여기고 배움의 여정을 지속해나가는 것이 진정으로 값지고 또 생동하는 삶이라고 생각한다.

해방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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