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시현 Mar 18. 2020

귀가

배꽃 떨어질 무렵 27살의 경북 처녀는 자라며 한번도 본적 없는 

바다의 도시 부산으로 시집 왔다.


술담배 안하고 교회 착실히 다니면, 장땡 이라던 그녀의 엄마의 손에 이끌려

내륙을 떠나 바다로 갔다.


바닷 바람 같이 매서운 눈을  시어머니와 

속을 알수 없는 해저같은 남자를 만나


시집 살이를 했다.


밥짓는 물도 맞출줄 몰랐던 

어리고 어리숙했던 처녀는 신혼여행을 다녀오자마자 애가 들어섰고,  다음해엔 연년생이 들어섰다.

애둘을 앞으로 안고 뒤로 업고 시댁식구 넷의 고두밥을 매끼 지어냈다.


고된 밥을 해낸지 7 


경북 처녀는 애가  딸린 식구만 여섯이지만

여전히 보드라운 볼을 가진 처녀였다.


시집을 나와 처녀의 엄마를 만나러 가던날이면 

기차안에서 경북 처녀는 생각했다 이대로 세게 내달리면 차창 뒤로뒤로 사라지는 풍경처럼

자식도 남편도 시어머니도 시댁 식구들도 없었던 일처럼 생애 차창 뒤로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엄마가 해주는 감자  무침이 먹고싶었고,

콜라마시지 말라는 아버지의 잔소리가 그리웠던 경북처녀 


집으로 돌아가면서도 끝내 집으로 가지 못해 울던  발걸음.   

작가의 이전글 어른동화 -선인장 이야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