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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민 Jun 07. 2023

어머니

잠을 뒤척이시다 새벽이 반가운데

집 앞 도로는 그리움이 안개 되어 뿌옇다

기다림은 앞집 멍멍이도 알았는지 목 내밀고

어머니 마음은 벌써 마을어귀에 앉았다


이제나 올려나 저 제나 올려나

반길 마음은 텃밭 이슬을 훔쳤고

뒤꿈치를 들었다 내리기를 반복하다

해가 중천에 올랐고 마음은 바쁘다


아침부터 기다려도 긴 길은 그대로인데

해는 뜨는가 싶더니 어느새 노을이다

변하지 않는 사랑의 크기는 굳은 지 오래고

자식 잔소리도 귀 막은 지 오래다


마을어귀 고목이 축 늘어져 마을을 지키 듯

어머니 기다림도 늘어져 그 자리다

부엌에서 끓고 있는 냄비만큼이나 

보이지 않는 가슴에는 사랑도 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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