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뒤척이시다 새벽이 반가운데
집 앞 도로는 그리움이 안개 되어 뿌옇다
기다림은 앞집 멍멍이도 알았는지 목 내밀고
어머니 마음은 벌써 마을어귀에 앉았다
이제나 올려나 저 제나 올려나
반길 마음은 텃밭 이슬을 훔쳤고
뒤꿈치를 들었다 내리기를 반복하다
해가 중천에 올랐고 마음은 바쁘다
아침부터 기다려도 긴 길은 그대로인데
해는 뜨는가 싶더니 어느새 노을이다
변하지 않는 사랑의 크기는 굳은 지 오래고
자식 잔소리도 귀 막은 지 오래다
마을어귀 고목이 축 늘어져 마을을 지키 듯
어머니 기다림도 늘어져 그 자리다
부엌에서 끓고 있는 냄비만큼이나
보이지 않는 가슴에는 사랑도 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