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졸졸 흐르는 물을 보면서
물도 다 같은 물이 아님을
마음으로 읽어 알았는데
이 물이 어떤 이로움을 주고
저 물은 어떤 해로움을 주는지
생각하면서 살아야지
줄줄줄 내리는 비를 맞으면서
이 비를 맞지 말았어야 했다고
뒤늦게 소리치기보다는
다음에는 맞지 말아야겠다고
이왕 맞는 김에 실컷 맞자고
하늘 보며 다짐하고 소리쳐라
어떻게 살아야 비를 피하고
어떤 길을 가야 해가 나를 찾는지
이제 알 것 같다며 큰소리쳐도
때론 진흙탕을 만나는 게 예산데
되는대로 가는 느슨한 길
머지않아 가는 길은 먹구름이다
잘 살았다고 큰소리쳐도
생각만큼 걸어왔겠는가
욕심을 버리면서 손을 턴 덕에
마음이 가벼워진 게지
예고 없는 소나기에 몸은 적셔도
마음은 적시지 않고 살아야지
옷은 젖으면 갈아입으면 되고
젖은 신발이야 말리면 되지만
가슴을 적신 빗물은 언제 닦이고
뭘로 닦아야 닦을 수 있을까
네 탓에다 세월 탓까지 보태지 말고
언제나 내 탓으로 살아가라
때로는 한없이 비가 내려서
얼굴은 적시더라도
빗물에 눈물 섞지 말고
남들이 눈물을 몰라봐도
눈물과 빗물의 무게를
스스로 아는 게 중요하지
빗물 속에 눈물을 감추려 말고
비 내릴 때 참은 눈물 흘리지 말고
차라리 선명하게 하늘이 웃을 때
조용히 흐르는 눈물 내보이며
밝은 햇살에게 눈물 말려 달라
이제 마지막 눈물임을 고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