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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민 Jul 31. 2023

칠성 전망대에서

자랑스러운 아들의 21개월의 시간을

직접 느끼고 눈에 담고 싶어

칠성전망대 안내소로 향했다

까다로운 절차와 삼엄한 경비 속에

북한이 눈앞인 전망대에 서 본다


귀를 여는 이 없어도 자랑하듯

내 아들이 근무하던 곳이고

스스로 최전방 gop에 지원한

늠름한 아들이라며 안내원에게

웃으며 자랑을 한마디 널어놓았다


군복무할 때 면회 한 번 간다니

수료식 때 왔음 됐지

왕복 10시간 거리 힘들다며

휴가 자주 나오니 기다리라며

극구 말려서 못 가본 곳이다


재밌고 너무 잘하고 있으니

맞벌이 부모 장거리 이동

힘들까 봐 자신의 마음보다

부모의 마음을 더 앞세웠고

훈련소에서도 늘 웃던 녀석이다


gop가지 말라는  엄마 말에

싫다고 모두 거부하면 되겠냐며

지원해서 웃으며 가니 걱정마라며

가기 싫은데 억지로 가게 돼서 우는 아들보다

원해서 가니 좋지 않냐며 위로해 준 아들이다


씩씩하고 건강하게 전역한 지 몇 년 만에

못 가봐서 궁금했고 후회하는 마음으로

아들의 지난 시간을 더듬어 보려 찾았고

군복무 중인 까까머리 신병을 보니

모두 내 아들 같고 모성애가 올라온다


지금도 군복무 시절 떠올리며

칠성전망대 다시 가고 싶다는 말에

넌 역시 내 아들이기 전에

나라의 아들로 크게 성장한 것 같아

너무 대견하고 고맙다


20살의 겨울에 젖먹이 아들을

허허벌판 얼음 위에 떼놓은 듯

가슴이 천근만근이었던 시간도

너의 웃음과 긍정의 힘으로

시간은 총알 같았고 넌 일보 전진했다


아무리 둘러봐도 산밖에 없다던

너의 말이 지금 새삼 떠오르고

저 멀리 금성천의 물은 세월이 흘러도

우리 땅에서 북한 땅으로 흘러갔다

다시 우리 땅으로 흐르고 있다


실향민들의 마음을 알아서

대신 디뎌보고 다시 흘러 오는지

잠시라도 북한땅을 돌아서

다시 우리 땅으로 흐르는

금성천의 물아!


평화의 메시지 가득 담고

손잡고 노래하며 졸졸 흐르고

칠성 전망대 아들들 잘 지켜주고

무언으로 가르침을 주며

이 세상을 잘 디딜 힘을 줘라


나는 어쩔 수 없는 엄마

올라오는 모성애는 주체할 수 없고

네 아들이 내 아들이고

모든 아들이 내 아들 같아

밀려오는 걱정과 고마움에

내 마음도 38선 철책처럼 반으로 나뉘었다

*아들이 20살 늦가을 군입대를 하고

겨울에 자대 배치를 받았습니다.

대학 진학 후 2학기에 휴학하고 최전방 지원해서

gp 하고 싶었는데 동반입대병이 몸이 좋지 않아

gop지원해서 씩씩하게 전약 했습니다.

육군 21개월 마지막 기수였고 군복무 기간 단축 혜택 7일 받았습니다.

누구보다 힘들게 군생활하고 싶다고 한 아들이라

그런지 누구보다 긍정적으로 열심히 군생활하고

씩씩하게 전역한 아들이 근무하던 칠성전망대를 어제 방문해 봤습니다.

그냥 생각나서 몇 자 써보고 아들이 군복무할 때

면회 못 가봐서 좀 후회가 되기도 했습니다.

gop라 면회도 위에서 하고 집이 멀다고 휴가 자주

나온다고 그렇게 오지 마라고 한 것 같은데

친구들이 면회를 온단 소리를 들었는데

지금도 면회 못 가본 게 아쉬워서 가봤는데 찍은 사진을 보내달라고 해서 줬더니 담에 꼭 놀러 가고

싶다고 합니다.


군복무 열심히 하고 군대에서 배운 것도 많다며

사회생활 잘하고 있습니다.


강의 사진은 평화의 댐 사진이고 금성천 사진은 아닙니다.


토요일 방문하고 그 마음을 어제 끄적거리다 둔 것을 오늘 차를 타고 가면서 마무리 해서 올려 봅니다.

늘 부족한 글 봐주셔서 감사드리고

좋은 오후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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