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국수와 배추겉절이

여름의 맛, 어른의 맛

by 송 미정

여름이 온다.

그러면 콩국수를 먹어줘야 한다.

"콩국수"

이 국수야 말로 호불호가 정말 강한 음식이다. 편식이 심했던 나도 예전엔 못 먹던 음식이다.

그런데 어느 날 구내식당에서 콩국수를 제공하게 되었다.

영양사인 나는 맛이 어떤지 검식을 해봐야 한다.

명색이 이 식당의 책임자인데 조리장님께

"저 이거 못 먹어요." 할 수 없지 않은가 눈 꼭 감고 한입 먹어봤는데

세상에! 이럴 수가!

너무 맛있었다. 비린맛 전혀 없고 어찌나 간을 잘 맞추셨는지

국물의 농도까지 끝장났다.


알맞게 삶은 하얀 중면에 걸쭉한 콩국물을 붓고 채 썰은 오이를 넣고

반 썰어둔 방울토마토와 흑임자 깨를 톡톡 뿌려주면 완성이다.


이젠 없어서 못 먹는 콩국수이다.

요즘은 콩국물이 마트나 인터넷에서 쉽게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꼭 국수에 말아먹기보다는 걸쭉한 국물이 먹고 싶어서 구매하기도 한다.


이번 여름에도 맛있다고 소문난 콩국수를 구매했다.

여기에 이제 내가 만든 알배기겉절이를 더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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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국수를 먹는 나이를 넘어 배추겉절이를 만들어 먹는 나이가 됐다는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진정한 어른이 아닌가?


알배기 한통을 사서 한 잎 한 잎 뜯어 정성스럽게 씻어준다.

국수에 빨리 먹어야 하기 때문에 절이는 과정은 생략해 준다.

먹기 좋게 배추를 딱딱 썰어준다.


자 이제 손맛 좀 내볼까?

고춧가루, 액젓, 설탕, 알룰로스, 참기름, 다진 마늘 넣고 양념을 만든다.

볼에 넣고 비벼볼까나.

맛있어져라 맛있어져라.

어느새 빨갛게 변한 알배기 한 개를 집어 먹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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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mg!

너무 맛있잖아~ '


"오빠 빨리 와서 이것 좀 먹어봐 봐!"

양념 묻은 손으로 한 개 집어 입에 넣어준다.

"음~~ 너무 맛있는데!"

역시~~!!


콩국수에 막 만든 알배기겉절이라니 이거 뭐 맛집 아님?

아이에게도 한입 권해본다.

역시나 아이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그래, 너는 아직 이 맛을 모르지. 모르고 말고.'


여름의 맛, 어른의 맛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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