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다이어트

by 송 미정

성적도 좋지 못했지만 고등학교 때는 공부에 매진하느라 외모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어른들 말씀이

"대학 가면 살 다 빠지고, 남자친구도 다 생겨. "

라고 했지만 그런 말들은 말도 안되는 거짓말이란 걸 알았다.


20대가 되면서부터 용돈은 내 스스로 벌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집 앞 웨딩홀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생애 첫 아르바이트였다.

몸이 부서져라 열심히 손님들이 먹은 접시를 치웠다.

시작한 지 한 달쯤 지배인이 나를 따로 불렀다.

"미정이는 오늘부터 즉석갈비를 좀 구워봐."

그날부터 나는 조리복으로 갈아 입고 구석에 있는 즉석코너에서 갈비를 굽기 시작했다.

그 당시 나는 구워주는 갈비만 먹을 줄 알았지 구울줄은 몰랐다. 게다가 양념된 갈비여서 태우기 일쑤였다.

조리부장이라는 사람이 와서 사람들이 많을 때는 더욱 천천히 구워주라는 팁을 전수해 주고 갔다.

잘 하진 못했지만 열심히 구워 손님들에게 제공했다.

며칠 후 같이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과 웨딩홀 직원들이 다 같이 저녁을 먹는데

내 옆자리에 지배인이 앉았다. 내가 먹고 있는 접시를 보더니

"미정이는 호박죽만 먹어야 하는 아니야? 살 좀 빼야지."라고 하는 거다.

나중에 알고 보니 나를 즉석코너에 넣은 것도 뚱뚱해서 그곳에 배치했다고 전해들었다.

그 이야기를 들은후 왠지 밥을 먹으면 눈치가 보여 멀리 떨어져 밥을 먹곤 했었다.


나는 그날 이후 독하게 다이어트에 돌입했다.

저녁은 무조건 굶고 무슨 일이 있어도 한 시간 이상 걸었다.

그랬더니 살이 조금씩 빠지기 시작했다.


살이 점점 빠지니 욕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나는 더 안 먹으면서 살을 빼기 시작했다.


어느 날 식탁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고로케가 있는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고로케잖아.' 하면서 가까이 다가갔는데

알고 보니 양파였었다.

너무 배고파 헛것이 보였던 것이다.

그날 이후 나는 굶어서 빼는 건 절대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그 지배인의 무례함이 없었으면

아마 나는 독하게 살을 빼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도 가끔 그날이 떠오른다.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 내 얼굴을 빨갛게 만든 그날이 말이다.

만약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제 살은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라고 딱 부러지게 말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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