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가니탕-엄마에게 알려주고 싶은 맛

by 송 미정

찌잉~~ 하는 문자 오는 소리에 눈을 떴다.

주말 아침부터 재난문자가 들어온다. 비가 많이 오니 조심하라는 문자였다.

잔뜩 흐리긴 하지만 내가사는 지역은 아직 비가 안 온다.


가족들과 함께 먹으려고 금요일 밤 온라인으로 장을 잔뜩 봤다. 나가서 먹는 밥도 지겹다.

이번 주말은 밀키트로 간단하게 해결하려고 준비했다.

이렇게 미리 준비해 두면 주말에 식사 고민하지 않아 일거리가 줄어든 느낌이 든다.

다음 주면 초복이다.

삼계탕은 다음 주에 학교에서 회사에서 먹을 테지만 주말에 안 먹고 보내긴 섭섭하니,

간단하게 보양식 느낌 내려고 '도가니탕'을 샀다.


도가니탕은 우리 신랑이 결혼식 뷔페 가면 꼭 먹는 음식이다.

그리고 도가니탕의 흰 국물은 우리 딸이 가장 잘 먹는 국물이다.

가족 모두가 좋아하니 주말 메뉴로 딱이다.




나 어릴 때 엄마는 이맘때쯤 사골을 고아서 먹였다.

사 먹는 사골국 같지 않게 엄마 사골국은 좀 더 연한 하얀색이다.

그럼 그 국물에 아빠, 나, 동생은 다 같이 밥을 말아 원하는 만큼 소금을 쳐서 먹었다.


또 한날은

아빠가 교통사고가 난 적이 있었다. 병원에서 밥이 나오긴 했지만 엄마는 그때도 사골을 밤새 고와 보온병에 담아 병원으로 가져갔었다.

사골국을 먹으면 뼈가 잘 붙는다는 말이 있다면서 말이다.


내가 아이를 출산했을 때도 엄마는 어김없이 사골을 고아 주셨다.

사골국물을 베이스로 미역국을 한 솥 끓여주셨다.

사골국을 많이 먹으면 젖이 잘 돈다면서 말이다.



우리 딸은 참 밥 먹는 걸로 내 속을 많이 썩였다. 밥을 먹을 나이가 됐는데도 입이 짧은지 늘 잘 안 먹었다.

그래도 그중에 잘 먹는 게 사골국이었다.

나는 아이를 위해 밤새 사골을 고았었다.

그때 많이 먹었는지 요즘은 잘 안 찾는다. 그래서 나도 어느 순간 사골국을 끓이지 않게 되었다.


그러다 문득 사골국이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 복에 사골을 끊일 자신이 없었다. 생각만 해도 등에서 땀이 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요즘이 어떤 세상인가.

뭐든 간단하게 잘 나온다. 그래서 예전처럼 불 앞에 서서 지키지 않아도 냉동되어 온 음식을 간단하게 조리하면 맛있고 근사한 요리가 완성할 수 있다.


이번에 산 도가니탕은 맛이 참 좋았다.

이런 흰 국물에 소면이 빠지면 섭섭하다.

소면을 삶고 집에 있는 대파를 송송 썰어 넣어주면 간편하게 근사한 요리가 완성된다.


먹으면서 생각한다.

이 맛을 엄마에게 알려주고 싶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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