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는 어른이 되어도 참 어려운 식재료인 것 같다.
맛이 이상해서라기보다는 가지의 물컹한 식감이 싫다. 내가 근무하는 구내식당에서는
여름에는 가지나물, 가지냉국등이 자주 제공된다.
조리장님이 음식들 만들어 두고
"영앙사님 간 맞나 봐주세요."하고 부르시는데
가지만큼은 두 눈 딱 감고 먹을 수 있는 맛이 아니다.
"조리장님, 나 진짜 못 먹겠어요."
라고 말하면 조리장님과 조리원들이 까르르 하고 웃으면서
"이 맛있는걸 왜 못 먹는 거야." 하면서 맛있게 드신다.
예전보다 지금은 조금은 먹을 순 있지만 여직 잘 먹진 못하는 어려운 식재료이다.
그래서 나는 여름에 장 보면서 절대 가지를 사지 않는데
아는 언니에게 가지를 튀겨 먹으면 맛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튀기면 신발도 맛있다는 이야기가 있듯, 가지도 역시 그럴 것인가 궁금하기도 했다.
그래! 오늘은 가지튀김을 먹어보자.
나는 마음먹으면 꼭 한다. 그래서 이 삼복더위에 가지를 튀겨본다.
두껍게 썰어야 맛있다고 하는데 초보자인 나는 두껍게 썰어 먹을 자신이 없어
고구마튀김처럼 썰어 튀겨본다.
남편이 완성된 가지튀김을 보더니
"이거 호박전 아니야." 라며 간이 배 밖으로 튀어나오는 소리를 한다.
"이게 어디 봐서 호박전이야? 가지튀김 몰라?"라고 했다.
갓 튀겨 나온 가지튀김을 한입 먹어보더니
"에이~ 이맛이 아니지, 내가 중식당에서 먹어봤는데 안은 촉촉하고 겉은 바삭.."
"내가 그렇게 튀길 줄 알면 중식당 요리사 하지 집에서 이러고 있겠어!" 하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런데 참 이상하다.
사람이 화가 날 때는 상대방이 정곡을 찌르는 말할 때인 것 같다.
신랑이 맞는 말을 해 내 정곡이 찔려 소리가 빽 하고 나왔던 것 같다.
사실 나는 중식당에서 가지튀김을 먹어본 적도 없을뿐더러
완성하고 보니 고구마튀김과 비슷해서 나 스스로도 "엥?"하고 있었는데
거기에 신랑이 기름을 부어댔다.
하지만 갓 튀겨 나온 가지는 너무 맛있었다.
이게 가지 맛이 맞나 싶을 정도로 식감이 나쁘지 않았다.
그냥 튀겨 먹어도 맛있지만 탕수육 소스를 만들어서 부어 먹으면 더 맛있을 것 같아
새콤달콤하게 탕수육 소스를 만들어 붓는다. 탕수육 소스는 많이 먹어봐서 참 잘 만든다.
신랑은 원체 편식이 없는 사람이라 뭐든 잘 먹지만
딸아이는 가지라고 하니 튀겨도 한입도 먹지 않았는데 탕수육 소스 먹어보더니 너무 맛있다며
가지튀김을 먹었다.
덥지만 열심히 튀기고 소스 만든 보람이 있는 것 같다.
튀긴 가지를 먹어보지 않았더라면 가지에 대한 편견을 갖고 있었을 것 같다.
이렇게 맛있는지 몰랐다면 억울했을 것 같다.
역시 튀김은 편식을 이기게 해주는 마법의 음식이 맞는 것 같다.
여름이 다 가기 전에 가지밥에 도전해 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