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입맛-약과의 재발견

by 송 미정


약과의 인기가 대단한 것 같다. 약켓팅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인기 있는 약과는 구입하기도 어려운 것 같다.


내가 어릴 때 약과란 제사 지낼 때나 가끔 먹는 간식이었다.

어른들이 제사 다 끝내면 나는 제일 먼저 약과를 집어서 먹었었다.

다른 단 과자들도 올라가는데 나는 약과가 참 좋았다.

달고 참 맛있었다.

맛있다고 느꼈던 건 제사 지낼 때만 먹을 수 있어서 그랬던 같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약과를 지금처럼 많이 먹진 않았었다.

구석에 있던 약과가 갑자기 인기가 많아지게 되리라고는 약과도 몰랐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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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마시러 종종 가는 프랜차이즈 커피숍 쇼케이스에 약과쿠키가 있는 걸 보고 호기심에 구입했다.

사실 약과는 기름에 튀기는 거라 그 자체로도 칼로리가 높다.

그런데 거기에 쿠기, 크림치즈까지 더했으니 칼로리는 안 봐도 뭐 어마무시했다.

(이렇게 칼로리를 따지면서 커피는 늘 화이트초코모카를 마시는 사람은 바로 나야 나.)

하지만 맛있는 거 옆에 맛있는 게 합쳐졌으니 얼마나 맛있겠나.

언제나 그렇듯 칼로리와 맛은 비례한다.

맛을 말해 뭐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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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어보지 않아도 느낌이 온다. 이건 뭐 그냥 맛있다.

약과는 눈이 부시게 빛이 난다.

한 개를 다 먹기에는 좀 많아서 아이와 함께 나눠 먹었다.


"약과 맛이 어때?"

"뭐 그냥 약과 맛이야."라고 하는데

예전 드라마 장금이가 생각이 났다.

홍시에서 홍시 맛이 난다.라고 하는 어린 장금이가 생각이 나 나도 모르게 나만 아는 웃음이 났다.


그렇다.

약과의 맛은 우리가 아는 맛이다.


그럼에도 호기심이 생기는 건 약과가 쿠키에 붙어서 나오는 것이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는지 그런 빛나는 아이디어가 참 부럽다.


약과가 이렇게 인기 있어질 것이라고,

또 이렇게 까지 세련되게 변할 것이라고 생각도 못 했다.

그야말로 약과의 재발견이다.


칼로리는 후들후들 하지만 당 떨어지는 오후에 먹었더니 기분까지 좋아졌다.


요즘엔 연식이 있는 디저트를 좋아하는걸 할미 입맛이라 한다고 한다.

진짜 할머니들이 이런 약과 먹어보면 깜짝 놀랄 것이다.

이런 맛있는 디저트라면 할머니라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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