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양식이 별거냐
주말 아이가 먹고 싶다는 돈가스를 먹고 집에 왔다.
"저녁에는 얼큰한 찌개 먹고 싶다."라고 신랑이 말했다.
"익은 김치 없어. " 찌개 끓이기 싫다는 말이었다.
해가 질때쯤 동네 공원을 한 바퀴 돌고 들어오는 길에
'그래 하나밖에 없는 신랑이 찌개가 먹고 싶다는데. 끓여주자.' 싶어 장을 본다.
김치찌개는 못 끓이니깐 오늘은 순두부찌개로 결정한다.
순두부찌개는 아주 간단하다. 순두부찌개 양념만 사면 밖에서 사 먹는 맛이 된다.
순두부찌개에는 호박이 들어가니깐 야채코너로 가본다.
둥근 호박이 한 개에 천 원이라고 끔 지막 하게 쓰여있다. 게다가 크기까지 하다.
야채, 욕심내고 많이 사도 다 먹지 못하기 때문에 식재료에 욕심이 없는 편인데.
요즘에 천 원짜리 한 장으로 살 수 있는 식재료가 흔치 않아 얼른 집어 장바구니에 넣는다.
호박은 썰어 놔두면 금방 무른다.
순두부찌개에 넣고 채로 썰어 부침개도 해 먹는다.
하지만 그래도 남았다.
남은 호박은 다시 냉장고로 들어갔다.
더 이상 냉장고에 있으면 물러버린다.
오늘은 새우젓 넣고 호박을 볶아 반찬을 만들어야겠다.
남은 호박을 두껍지 않게 내 맘대로 뚝딱뚝딱 썰어둔다.
파기름 낸 후 다진 마늘 조금 넣고 새우젓과 참치액을 넣고 간을 맞춰 휘리릭 볶는다.
프라이팬 뚜껑을 덮고 뜸을 들여준다. 호박 식감이 너무 어석거리면 맛없다.
가스불을 최대한 약하게 하고 맛있게 익혀준다.
이만하면 됐다.
뚜껑을 열고 참깨를 톡톡 뿌려 예쁜 접시에 담는다.
내 저녁 반찬은 호박볶음과 열무김치다.
부드럽고 달달하기까지 한 내가 만든 호박볶음을 먹다 생각이 들었다.
'역시 제철식재료는 맛있구나'.
멋 내지 않아도, 많은 양념을 하지 않아도 참 맛있다.
야채라면 질색하는 아이도 몇 개 집어 먹는다.
남은 호박을 잊지 않고 챙겨 호박볶음 해 놓으니 최고의 반찬이 되었다.
중복이라고 다들 삼계탕 보양식들 먹는데
제철 식재료로 만든 호박볶음은 누구도 부럽지 않은 최고의 보양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