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스타필드에 런던베이글이 들어온다는 소문이 있었다. 오픈한 지 꽤 됐는데 런던베이글은 감감무소식이다. 몇 월 며칠에 오픈한다는 소식도 모른 채 지내다 주말에 볼일이 있어 스타필드 앞을 지나가는데 주차장으로 들어가려는 차량이 저 먼 도로부터 꽉 막혀 있었다. 스타필드 생기고 좋은 점도 많지만 주말에 어디 나가려면 복잡하고 막혀서 아주 힘들다. 신랑이"오늘 무슨 날이야? 유명한 사람 온다고 했어?"라고 나에게 물었다.
궁금해서 찾아봤지만 스타필드 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 우리 가족은 '도대체 스타필드 안에 뭐가 있길래 이렇게 차가 많은 건가' 싶었다. 그 궁금증은 얼마가지 않아 풀렸는데, 바로 '런던베이글'이 오픈했다는 사실이다. 이 많던 차량들은 런던베이글 때문이란 말인가? 도대체 런던베이글이 뭐길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오픈런까지 하는지 궁금했다.
먹어본 지인 몇 명은 베이글 치고 굉장히 쫀득하다고 했다. "진짜 맛있더라"라고 말했던 지인은 본 적이 없었다. (사실 런던베이글을 먹어본 사람도 얼마 없다.)
나는 런던베이글에 줄 서 있는 사진을 보고 '뜨악'하고 말았다. 스타필드 통로를 몇 바뀌 돌아서 기다리는지 모르겠다. 그 긴 줄을 기다려서 먹기는 엄두가 나지 않았다. 하지만 궁금증은 점점 커졌다.
요 근래 평일날 가보면 생각보다 사람이 없어서 갈만 했다. 그렇다, 평일 밤에는 더 사람이 없다.
이게 바로 런던베이글 구매하는 팁이라면 팁이다.
혹시 베이글이 다 떨어져 있지 않을까 하는 떨리는 마음과 설레는 마음으로 런던베이글로 올라갔다.
다행히 아직도 줄 서고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마감시간 다 되어 가 줄 길이도 적당했다.
줄을 서서 기다리는데 안내해 주시는 분이 원하는 베이글을 못 살 수도 있는데 괜찮냐고 물었다.
딱히 원하는 베이글도 없었고 런던 베이글 먹는 것에 의의를 두었기 때문에 아무 상관이 없었다.
얼마 기다리지 않아 안으로 들어갔다. 내 첫 느낌은 아웃백 같은 느낌이 들었다. 컴컴하지 않는 아웃백 말이다. 직원들이 모두 조랑말을 하나씩 허리춤에 차고 있었다. 이 조랑말이 런던베이글에 마스코트인 모양이었다. 구매도 할 수 있었다. 역시나 모양은 귀여웠지만 가격은 사악했다.
안쪽으로 쭉 들어가야 베이글을 구입할 수 있었다. 매장이 가로로 길었다.
베이글 종류가 많았지만 거의 솔드아웃 된 상태였고 역시나 베스트 상품들은 다 팔리고 없었다.
베이글 보다 더 놀랐던 것은 바로 안에서 일하는 직원들이었는데 손님보다 훨씬 많은 직원들이 안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 안에만 있는데 젊음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일하는 직원들이 마감시간이 다 되어가도 활기차고 손님 한 명 한 명에게 친절하고 상냥했다.
우리는 몇 개 안 남은 베이글을 하나씩 구입했다. 얼른 맛을 봐야겠다.
집에 가서 쇼핑백을 열어 보물을 꺼내듯 베이글 하나씩 꺼내본다. 베이글 한 개의 무개가 상당했다.
'도대체 너 누구야?'
'도대체 네가 뭔데 이렇게 몸값이 비싼 거야?' 하며 한입 깨물어 본다.
"우와~대박이다 진짜 맛있는데!"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 입 짧은 딸도 " 엄마, 이거 완전 내 스타일이야!"라고 외쳤다. 딸은 베이글을 먹어보지도 않았는데 런던 베이글 덕에 베이글 스타일이 갑자기 생긴 모양이다.
그러면서 "엄마가 평일날 오프런 해서 베이글 사 오면 안 될까?"라고 까지 말했다.
신랑과 나는 "이런 맛이라 사람들이 줄 서서 먹는구나." 하면 서로 고개를 끄덕였다.
기다릴만하다는 긍정의 의미였다. 베이글 속 안에 아무것도 안 들어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안에 잼은 아니지만 뭐가 들어있긴 하다. 한 번에 먹기 너무 많아서 2-3일을 두고 먹었는데 시간이 갈수록 역시나 맛은 떨어졌다. 그날밤엔 딸이 부탁한 오픈런을 해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는데 베이글을 2-3일 먹으니 실컷 먹은 느낌이 들었다. 딸이 부탁한 오픈런은 저 멀리 사라졌다. 또다시 줄 서서 사는 건 좀 힘들 것 같다.
오늘도 런던베이글 앞을 지나며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확인한다.
이번에도 구입은 힘들 것 같다. 런던베이글 밑에 있는 노티드나 구입해서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