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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 미정 Jun 26. 2024

여름한정메뉴-냉파스타

여름이 되면 급식 메뉴에 꼭 넣어야 하는 음식들이 있다. 

오이냉국, 콩나물냉국, 미역냉국처럼 뜨거운 국보다는 냉국을 자주 제공하고

잔치국수, 우동 보다는 콩국수, 냉열무국수, 냉면등을 제공한다. 

양식은 스파게티도 예외 없다. 여름을 맞이면서 스파게티도 여름의 옷으로 갈아입니다. 

바로 냉파스타로 말이다.

여름 한정 음식을 메뉴에 넣어 반영하다 보면 식단이 여름옷으로 갈아입는 느낌이 든다. 

시원한 국을 배식할 때면 땀나는 배식 시간이 좀 시원해진다. 얼음이 동동 떠있는 국차를 보면 '풍덩'하고 그 안으로 들어가고 싶다. 아주 가끔 예산이 좋을 때 후식으로 수박이 제공되기도 한다. 

예산이 부족하면 수박양을 줄이고 수박을 작게 자른 후 후르츠 칵테일을 많이 넣어 수박화채를 제공한다. 

뭐니 뭐니 해도 역시 여름 급식에 수박이 나와야 여름기분이 좀 난다. 

그런데 요즘엔 물가가 비싸서 수박 제공하기는 더 어려울 것 같다. 그럴 땐 또 방법이 있다. 

바로 아이스크림 중에 수박바를 제공하면 된다. 이것도 인기가 좋다! 

아이스크림 할인매장이 있어서 수박보다는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을 것이다. 


영양사 일을 할 때 가장 힘든 계절이 여름이었다. 일하는 환경이 덥다 보니 여사님들의 짜증이 심해지는 서로의 불쾌지수가 높아지는 그런 계절이다. 실내에서 근무하지만 불 앞에서 일하는 것은 보통 힘든 일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 게다가 삼복이 들어있어서 닭들과 함께 같이 쪄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복은 왜 3번이나 들어있어서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다. 

암에 걸려 일을 그만둔 지 6개월이  되었다. 이제 드디어 보통의 여름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삼복 메뉴의 걱정 없이, 그저 시원한 내 집에서 시원한 옷 입고 평범하게 보내면 되는 홀가분한 여름이 온 것이다. 


오늘은 오랜만에  단체급식 메뉴 중 여름한정판 메뉴인 냉파스타를 만들어보려고 한다. 

탄수화물, 야채, 고기가 적절하게 들어가 있어 영양적으로 좋다. 

만드는 방법도 어렵지 않은데 맛도 좋아서 여름철 입맛 없을 때 먹기 좋은 음식이다. 

입안에 여러 식감과 새콤한 소스의 맛이 어우러져 참 맛있다. 


일단 제일 필요한 것은 샐러드용 야채이다. 

양상추 한통을 사는 것보다 믹스되어 있는 야채를 구입하게 되는데, 

이게 금방 먹지 않으면 색이 금방 변해버리는 단점이 있다. 개인적으로 샐러드는 2번 먹으면 질리는데 꼭 많이씩 담아서 팔아 아깝기도 하다. 샐러드 야채를 깨끗하게 씻어 준비한다.


다음으로는 면을 삶아준다. 스파게티면과 푸실리 준비했다. 이런 냉파스타에는 파스타면 말고 푸실리가 들어가야 더 먹음직스러운 느낌이 든다. 그리고 냉장실에 있는 소고기도 조금 구워준다. 

고기 말고 새우 구워서 먹어도 좋다. 고기나 새우가 없으면 안 넣어도 그만이다. 

자 이제 이 음식의 정말 중요한 소스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게 정말 황금비율이다. 

소스의 비율은 

올리브유 2T, 간장 1T, 굴 소스 0.5T, 식초 0.5T, 레몬즙 1T, 알룰로스 3T, 홀그레인머스터드 0.3T이다. 

이렇게 만드는 게 귀찮다 하는 분들은 시중에 파는 오리엔탈 소스 넣고 먹어도 상관없다. 

하지만 만들어 먹는 게 월~씬 맛있다는 것! 이제 예쁜 그릇에 담기만 하면 완성이다.


접시에 알록달록 샐러드야채를 담아주고 삶은 샐러드면과 푸실리를 올리고 마지막으로 구워놓은 소고기까지 먹기 좋게 잘라 올려준다. 그리고  황금 비율의 소스를 촤르륵 뿌려주면 여름한정판 냉파스타 완성이다. 

만들고 보니 방울토마토 몇 개 넣었으면 음식이 더욱 싱그러웠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야채, 고기, 면을 한꺼번에 집어 천천히 씹어 먹다 보면 브런치 집 부럽지 않은 맛이다. 

올여름은 홀가분한 마음으로 시원한 음식들을 즐기며 그저 평범한 여름을 즐기고 싶다. 

'삶은 견디는 것'이라는 말을 잘 느끼지 못했는데 요즘은 그 말이 절절하게 마음에 와닿는다. 

그저 하루하루 견디면서 오래 건강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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