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환자인 나에게 요즘 최고의 관심사는 '건강' 그중에서도 '식습관'이다. 습관을 고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지만 그중에 가장 어려운 것은 식습관을 고치는 것 같다.
천천히 오래 씹어 먹자 다짐하였지만 어느새 그 다짐을 잊고 몇 번 씹지도 않은 상태로 꿀떡꿀떡 삼켜 버기 일쑤이고 가공식품보다는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먹자고 다짐 하지만 입에서 당기지 않는, 그동안 먹지 않았던 채소와 과일을 암환자가 되었다고 갑자기 먹기는 참으로 어렵다.
식습관을 고치기는 어렵지만 나는 요즘 '슬로우 모닝'을 하고 있는 중이다.
슬로우 모닝은 회사 다니며 미라클 모닝을 하던 때와는 차원이 다른 행복함이 있다.
미라클 모닝을 하면 내가 멋진 사람 같이 느껴지지만 피곤이 따라붙어 행복하진 않았다.
하지만 슬로우 모닝은 미라클 모닝과는 차원이 다른 행복감이 느껴진다. 아침시간을 여유롭게 쓸 수 있다는 것은 삶의 질이 완전히 다른것이다. 알람이 재촉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닌 모든 것을 천천히.
천천히 씻고 따뜻한 차를 한잔 마시며 하루를 시작한다. 그리고 슬로우 모닝을 하면서 그 어렵다는 식습관 하나를 바꾸게 되었다. 바로 밥 먹기 전에 땅콩잼에 사과를 먹는것이다.
탄수화물을 먹기 전 사과에 땅콩잼을 발라 먹으면 당이 급격히 오르는 걸 막아준다고 해 먹기 싫었지만 한 달 동안 꾸준히 먹다 보니 이젠 습관이 되어 눈을 뜨면 아침 사과가 먹고 싶다.
또한 예전에 절대 검색하지 않았던 암 환자에게 좋은 음식을 많이 검색해 본다.
그들이 모두 한결같이 이야 하기 하는 것이 바로 비타민d와 칼슘이다.
나는 아직 영양제 먹기는 좀 꺼려진다. 영양제를 먹기보다는 생활 속에서 많이 움직이고 운동도 하고 건강한 식재료를 이용해 음식을 제대로 섭취하는 게 영양제로 먹는 것보다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칼슘의 이야기가 나와서 멸치볶음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나는 밑반찬을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다.
그중에 멸치볶음은 상당히 좋아하는 반찬이다.
오늘은 6월 제철 식재료인 꽈리고추를 넣어서 만들어볼것이다.
맨 처음 달궈진 프라이팬에 멸치를 볶아준다.
멸치를 볶았던 프라이팬은 물에 헹구고 다시 불에 올린다. 그리고 기름을 두르고 마늘을 넣어준다.
씻어 놨던 꽈리고추를 넣고 볶아준다. 꽈리고추가 너무 커서 반으로 잘라주었다.
꽈리고추 안으로 양념이 잘 배일 것이다.
(보통은 포크를 이용해서 꽈리고추를 꾹꾹 눌러준다.)
갖은양념을 넣고 꽈리고추를 익혀준다. 어느 정도 양념이 날아갔을 때 볶아두었던 멸치를 넣고 알룰로스와 참기름을 넣는다.
여기서 중요한것은 가스불을 끄고 넣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안 그러면 너무 딱딱한 멸치볶음이 된다.
그런데 나는 약간 과자같이 딱딱한 멸치볶음을 좋아하서 불을 조금 켜둔 상태로 넣어준다.
딱딱하면 딱딱한 대로 맛있고 부드러우면 또 그대로 괜찮은 밑반찬이다.
이렇게 만들어 두면 일주일이 든든하다.
멸치볶음은 주먹밥으로 변신하기도 좋다. 멸치에 계란과 김가루 넣어서 주먹밥으로 간단하게 만들기도 좋다. 또 밑반찬이 있으면 식탁이 좀 풍성한 느낌이 든달까.
그런데 멸치볶음은 우리 집에서 나만 좋아한다.
오히려 좋아!
늘 견과류를 넣었는데 멸치에 견과류를 넣는것 보다 꽈리고추 넣는것이 훨씬 좋다고 한다.
게다가 지금은 꽈리고추가 제철이다. 그래서 그런지 향기가 참 좋다.
제철음식에 건강까지 챙기는 요리를 하니 이보다 행복할 수는 없는 것 같다.
예전에 나는 '이 정도는 부족해. 이것보다 더 대단하게 해야 해!'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요즘엔 '이만하면 괜찮지.' 라며 나를 다독이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오늘의 글의 내용도 글자수도 맘에 안 드는 게 투성이지만 그래도 꾸준히 글을 쓰는 나 자신
'이만하면 괜찮지.'라고 다독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