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식도 맛있게 먹어요.
작년에 유방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겨울과 봄 두 번의 수술을 끝냈다.
그리고 대략 9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의료대란이 있어 혹시나 내 수술이 미뤄지면 어쩌나 하는 마음의 걱정도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차질 없이 여러 의료진들의 보살핌으로 큰 수술과 회복까지 모두 마쳤다.
한 달 전 정기검진의 검사 결과 모두 100점의 성적표를 받았다.
암이라는 사실을 알고 그동안 열심히 다녔던 회사도 정리하였다.
나는 느끼지 못했지만 직장생활의 가장 큰 기쁨은 점심시간이라는 걸 안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선호도 좋은 음식으로 준비하려고 애썼다.
직업의 특성상 늘 나는 점심시간에 식사를 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것 같다.
언제나 고객들의 점심이 다 끝난 후 식은 음식은 먹었다.
다른 사람들의 건강을 늘 생각하면서 모순적이게 내 입에 들어가는 건 썩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살았던 것 같다.
아무거나 먹어서 암에 걸렸다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암에 걸리고 보니 먹는 게 참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히포크라테스가 말했다.
"음식이 약이 되게 하고, 약이 음식이 되게 하라."라고 말이다.
그래서 식습관을 바꾸기로 결심했다.
요즘 나는 고객에게 차려주는 점식식사가 아닌 오직 나만의 점심 식사를 매끼 정성스럽게 차려서 먹는다.
나는 '토수저'다.
부모님이 시골에서 토마토 농사를 짓고 계신다. 그래서 갓 딴 싱싱한 토마토를 먹을 수 있다.
아프기 전 부모님이 토마토를 보내주시면 나는 한 개도 안 먹고 지인들에게 퍼주기 바빴다.
토마토는 항암 예방에 좋다고 한다. 예방은 이미 늦었지만 재발방지를 위해 하루에 한 개씩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프지 않았을 적에는 토마토뿐 아니라 과일과 채소를 잘 챙겨 먹지 않았던 것 같다. 회사를 다닐 적에는 아침에 과일과 채소를 씻어먹을 시간이 어딨겠나.
아이 학교 보내고 내 얼굴 씻고 나갈 시간도 부족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 아프고 나니 과일과 채소를 천천히 씹어 먹을 여유가 생겼다.
매일 똑같이 토마토와 사과를 먹다 보니 질려서 토마토로 간단한 요리를 해 먹기로 한다.
토마토를 활용한 요리는 참 많다. 그중 토마토스램블에그는 간단하면서 영양적으로 참 좋은 요리법이다.
그 외에도 요리법이 많지만 오늘은 토마토마리네이트를 만들어 보려고 한다.
이름이 어려워서 까다로워 보인다. 이름만 그렇지 만드는 방법은 어렵지 않고 맛있고 상큼하다.
1. 토마토를 깨끗하게 씻어 칼집을 내 뜨거운물에 끊여준다.
이 과정을 하는 이유는 껍질이 깨끗하게 잘 벗겨 지기 때문이다.
2. 바질과 양파를 잘게 썰어 준비한다.
3. 껍질 벗긴 토마토를 먹기 좋게 썰어준다.(방울토마로 해도 좋아요.)
4. 올리브유 4T, 꿀 2T, 레몬즙 2T, 소금 0.5T, 후추 조금 넣어서 양념을 만든다.
5. 만들어진 양념에 토마토와 바질 양파를 넣고 섞으면 완성이다.
이렇게 먹으면 든든하게 한 끼를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암 환자뿐 아니라 다이어트하는 분들에게 좋은 요리법이다. 암에 걸리고 식습관부터 신경 쓰게 되었다. 그러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는데
가공된 음식이 아닌 살아 있는 음식을 먹어서 그런지 점점 건강해 지는 기분이다.
토마토를 매일 먹어서 그런지 피부가 더 맑아진 것 같기도 하다.
우리 맛있는 음식 건강하게 많이 먹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