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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 미정 Oct 08. 2024

날씨 좋은 가을, 경주여행 어떠세요?

아이와 함께한 천년의 신비를 간직한 경주 

드디어 기다리던 긴팔을 입어도 덥지 않은 가을이 왔다. 

날씨가 좋아지니 미뤄뒀던 여행이 고파진다. 가을은 날씨가 좋아 어디를 가도 그곳이 최고의 장소이다. 

게다가 쉬는 날도 많은 10월은 황금달이라고 할 수 있다. 

아이가 있다 보니 여행지는 아이와 함께 가면 좋은 장소를 찾게 된다. 

4학년인 딸이 자연스럽게 역사공부 할 수 있는 천년의 신비라 불리는 '경주'로 장소를 정한다. 

내가 살고 있는 곳에서 경주는 거리가 꽤 멀어 자주 올 수 없는 곳이다. 

아이 핑계로 10년 만에 다시 방문했다. 경주는 톨게이트부터 설레게 한다. 


평소에는 일찍 일어나지 못하지만 여행 가면 새벽부터 눈이 번쩍 뜨인다. 

부지런히 준비하고 석굴암부터 출발한다. 

특별한 계획 없이  숙소에서 가까운 곳부터 무작정 돌기로 했다. 

아침인데 석굴암 가는 길에 차가 많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려오면서 아까는 차가 많지 않았다는 걸 깨닫게 되었다. 여행 가서 게으름을 피우면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


굴 안에 부처의 모습을 보고 10년 전에는 그리고 수학여행을 갔을 때 느끼지 못했던 

우리 문화유산의 대단함을 느끼게 되었다. 더 자세히 보고 느끼고 싶었는데 10년 전과 마찬가지로 

줄줄이 들어오는 관람객에 치여 마음으로 담고 내려왔다. 


다음 장소는 불국사이다. 

역시 날씨가 좋아서 그런지 입구부터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여기서 사진 찍자, 여기 서봐." 하며 있는데 고등학교 때 가장 친한 친구를 경주에서 만났다. 

너무 놀라 친구와 나는 둘이 부둥켜안고 눈물까지 흘렸다. 

경주 불국사에서 친구를 만난 것은 네 잎클로버를 찾은 행운 같은 느낌이다. 

이런 것을 보면 여러 가지로 경주는 역시 천년의 신비의 도시이다. 





친구와 반가운 만남을 뒤로하고 불국사에 있는 다보탑과 아치모양의 건축물을 있는 지식 없는 지식을 총 동원해 아이에게 설명하고 부처님이 보이면 무조건 가족의 건강을 빌며 절을 해댔다. 

점심을 먹고 문무대왕릉이 있는 바다로 이동했다.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면 밀려오는 파도를 멍하니 바라보니 여행이 이렇게 좋은 것이었지, 그동안 좋은걸 못하고 있었지 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좋은 날씨가 끝나기 전에 우리 다음에는 어디로 갈까?라고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벌써 오후 4시가 되었다.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서두르고 싶은데 

차가 꽉 막혀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급하지만 바늘 실 허리에 매여 쓰지 못한다. 

시간은 꽤 걸렸지만 결국 주차 완료 하고 천마총을 향해 걸어갔다. 

천마총 까지 가는 길에 주전부리들을 팔고 있었다. 

경주에서 유명한 '십원빵'과 '황남쫀드기'를 사 먹는다. 

치즈가 쫙쫙 늘어나는 십원빵, 불량한 맛이 나는 중독성 짙은 쫀득이를 먹으면서 걸었다. 



지나가는 길에 여러 무덤들을 지나오게 됐는데 

"어떻게 저렇게 큰 무덤이 있을 수 있어? 사람 키가 이만한데 무덤이 저렇게 크다고?" 무덤을 지날 때마다 딸은 질문했다. (딸이 경주에서 가장 신기한 것이 무덤이라고 했다. )

"이제 무덤으로 들어갈 거야. 귀신 나올 수도 있어, 마음 단단히 먹어."라며 아이를 놀린다. 

마지막으로 첨성대 까지 보고 안압지의 멋진 야경은 다음으로 미루기로 한다.



아이와 함께 경주 여행하시는 분들에게 저희가 했던 2박 3일 경주 여행 코스를 공유할게요. 

(플랜 1)

첫날:숙소 도착 

둘째 날:석굴암-불국사-점심-문무대왕릉-천마총-첨성대

셋째 날:집귀가


(플랜 2)

첫날:황리단길-천마총-안압지

둘째 날:경주박물관-경주빵 만들기-첨성대-비단벌레열차-황리단길

셋째 날:석굴암-불국사-문무대왕릉-감은사지


목, 금, 토요일로  계획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주말 경주시내에는 차가 엄청 막히더라고요. 

많이 걸어야 하기 때문에 편안한 운동화 신으셔야 해요. 

식당이 빨리 문을 닫기 때문에 저녁 식사는 18시에는 해야 해요. 

일찍 닫는 식당은 19시에 영업 종료하더라고요. 


이번 여행은 딸에게 역사를 알려주고 계획한 여행이었다. 

여행을 마치고 "오늘 어디 어디 갔었어?"라고 물었다. 

딸이 하는 말 "신굴암이랑 불가마. "

역시 현실과 이상은 참 많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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