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사가 리뷰하는 흑백요리사
요즘에 핫한 프로그램이라 함은 넷플릭스에서 하는 <흑백요리사>이다.
다음 내용이 궁금해서 한편만 더 한편만 더 하다 3-4시간이 훅 하고 지나가 버리는 마성의 프로그램이다.
나는 전부터 서바이벌 요리프로그램을 좋아했었다. 그중 <한식대첩>을 재밌게 시청했었다. 내 지역을 응원하면서 프로그램에 몰입하게 되었다.
내 고장, 내 지역을 앞세워 경쟁하는 것도 재밌었는데, 흑수저, 백수저라는 신조어를 써 요리사들을 등급을 나누어 경쟁하게 하다니, 역시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흑백요리사>를 본 딸이
"사람을 어떻게 계급으로 나눌 수가 있어? 이거 너무 한 거 아니야?"라고 했다.
사람을 흑수저, 백수저로 나누면 안 되는 건 맞다.
하지만 이렇게 타이틀이 자극적이여만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다.
<흑백요리사>에는 다양한 흑수저, 백수저 요리사들이 나오는데 이름이 알려진 요리사들은 백수저, 이름이 알려지지 않는 요리사는 흑수 저라고 명한다. (흑수저 요리사들은 이름만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지 실력은 대단한 분들이다. )
요리대결에서 자기가 하는 요리에 진심을 다해 하는 모습을 보면서 존경심까지 느껴졌다.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자극적인 제목이기도 하지만 역시나 내용에서 진정성이 느껴져야 한다.
흑수저 요리사들의 서사를 들으면서 눈물이 나기도 하고 생존했다고 하면 내일처럼 기뻐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재밌는 캐릭터의 요리사들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참 재미있다. 이 프로그램을 보기 전에 요리사 직업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는데 이 프로를 보면서 '요리사라는 직업이 참 멋지구나'라고 느끼게 되었다.
<흑백요리사>에서 내가 응원하는 요리사가 있는데 바로 '급식대가' 여사님이다.
요리사들 사이에 단체급식 여사님이 있다는 것 자체가 멋지다. 나까지 왠지 어깨가 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처음 음식을 선 보인 음식은 식판에 보쌈과 상추쌈이다.
그 음식을 보자마자 딱 급식 스타일이라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맛을 보지 않아도 어떤 맛일지 느껴졌다.
내가 영양사라 그런지 '급식대가' 여사님이 끝까지 올라가길 응원하며 프로그램을 봤다.
이 프로에서 가장 인상 깊게 본 장면은
백종원 님과 안성재 님이 눈을 가리고 음식을 맛보는 장면이다.
엄숙한 장면인데 어찌나 웃음이 나던지...
음식은 눈으로도 먹는다고 하는데 눈을 가리고 맛으로만 평가하는 게 맞는가 싶었다. 하지만 음식을 보지 않아도 어떤 재료가 들어갔는지, 어떤 음식인지 안다는 것이 참으로 놀라웠다.
역시 그냥 백종원이, 안성재가 아니었던 것이다.
이래서 심사위원을 하는구나 싶었다.
<흑백요리사>를 보다 우리도 집에서 요리대결을 해보자고 제안했다.
주제는 '계란요리'로 정했다.
딸은 심사위원이고 신랑과 내가 계란으로 아주 간단한 계란요리를 하기로 했다.
요리 실력이 나보다는 떨어지는 신랑도 만들 수 있는 아주 간단한 스크램블에그를 만들기고 했다.
나는 원래 요리를 하는 사람이기에 백수저 엄마였고 신랑은 요리를 안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흑수저 아빠라고 했다.
간단한 스크램블에그를 완성하고 아이의 눈을 가리고 맛을 보게 했다.
이 대결의 생존자는 바로!!!!
백수저 엄마의 승이였다.
사실 긴장감이 전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아이의 선택을 기다릴 때는
약간 초조함을 느끼기도 했다. 그래도 명색의 요리하는 사람인데 신랑이 만든 스크램블에그를 고르면 어쩌나 싶었다. 하지만 역시나 백수저 엄마의 음식을 선택했다. 선택의 이유는 식감이 좋았다고 했다.
요리프로그램을 보고 가족들이 함께 요리도 해보고 추억도 만들 수 있어
이 프로그램도 잊지 못할 것 같다.
최종 3억의 주인공은 누가 될지 궁금하다.
나는 3억을 받진 못했지만 딸의 선택이 3억보다 더 빛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