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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출 생각 따윈 없거든

초보러너의 운동일지

by 송 미정

추워서 정말 나가기 싫었다. 전기장판에 누워서 낮잠이나 자면서 오후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그렇게 게으름을 피우면 밤이 되었을 때 후회 할 것 같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얇은 경량패딩을 입고 나간다. (후회하는 삶은 정말이지 무지 싫다. )

어찌나 손이 시렵던지 빨리 몸을 덥히고 싶어 빠른 걸음으로 공원으로 들어간다.

계단을 내려가면서 오늘은 저번보다 기록을 앞당겨보자고 생각한다.

한걸음도 뛰지 않았는데 기록을 당길 생각으로 빠르게 뛰다 보니 얼마 뛰지도 않았는데

힘들었다. 심장 박동수를 본다. 그다지 높지도 않다.

'왜 힘든 거지.' 생각하다 기록을 당기자 라는 생각을 버리고 했다. 5킬로를 뛰는 것으로 만족하다 싶었다.

한 바퀴가 한참 남았는데 그만 뛰고 싶었다. 하지만 이미 몸에는 땀이 나기 시작했다.

지금 멈추면 감기 걸릴 수도 있다. 지금 당장 힘든 것보다 감기가 더 무섭다.라고 생각하면서 멈추지 않는다.


걸을 때나, 뛸 때, 청소할 때, 정막 할 때 늘 노래를 듣는다.

노래는 기쁨도 주고 위안도 주는 아주 좋은 친구이다.

오늘 달리기 할 때 들었던 노래 중

ITZY의 UNTOUCHABLE이라는 노래가 꽂혀서 여러 번 반복해서 들었다.

특히 "멈출 생각 따윈 없거든."라는 가사가 마음에 박혔다.

뛰는 동안 몇 번이고 멈추고 싶었는데 노래의 버프를 받아서 포기하지 않았다.


기록 따위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하면서 구간 속도는 얼마나 떨어졌는지 계속해서 확인한다.

나 원 참, 나는 슬로러닝을 하는 사람인데, 왜 자꾸 욕심을 내는건지...

왜 욕심이 나는지 내 스스로 아주 잘 알고있다.

어제의 내 기록보다는 더 좋은 기록을 내고 싶다.

어제의 나의 기록을 확인하며 그것보다 더 떨어지면 안 되는데 하면 마음을 졸인다.

이런 욕심들이 피곤해지면 또다시 어쩔수 없지 않냐며 합당한 이유를 든다.

어떻게 매일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겠는가. 이런 날도 있고 저런 날도 있는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다 라며 말이다.


뛰다 뛰다 하도 힘들어서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달렸다.

분명 흐린 날이라고 생각했는데 파란 하늘에 하얀 구름이 둥실 떠있다.

그 하늘을 보는데

'나 지금처럼 건강해서 열심히 뛰는 사람이 되고 싶어.'라는 생각과 동시에

'나 삶에 집착 강했구나...'싶어 웃음이 픽 하고 나왔다.


4킬로쯤 뛰었을 때 오른쪽 발바닥이 아팠다. 뛰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불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만 더 뛰면 목표에 도달하는데 좀만 참아보자 하며 끝까지 달렸다.

5킬로가 되자마자 의자에 앉아 발을 주무르려고 신발을 벗었는데 양말이 젖어 있었다.

발바닥에도 땀이 난 것이다. 정말 발바닥에 땀이 날 정도로 달렸다.

발바닥이 너무 아파 정신없이 벤치에 앉았는데 옆을 보니 오늘의 귀여움이 있었다.

앞모습은 귀엽고 뒷모습은 왠지 쓸쓸한 눈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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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고 온날 밤은 온몸이 다 쑤신다. 침대에 아구구 소리를 절로 하며 눕게 된다.

특히 발목과 무릎 오늘은 발바닥까지 추가다.

매번 운동하러 나가기 싫은데 나가서 해내는 나를 보면 뿌듯해 미칠 지경이다.


광고에 애플아이폰워치 광고가 나온다.

눈이 와도 비가 와도 달리는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가슴이 뛴다.

달리기도 중독된다는데. 중독되면 좋은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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