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오늘 한 줄 써 봅시다.-김민태
라는 책을 읽었다. 읽다 보니 글쓰기가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새삼 느끼게 되었다.
책의 저자가 누워있지 말고 일어나 한 줄이라도 쓰라고 등을 밀었다.
그저 누워서 다른 사람을 글을 편하게 읽는 게 참 행복한데... 읽다 보니 며칠 동안 글을 쓰지 못해
마음이 참 찔리고 불편했다.
브런치에서도 글이 뜸하면 알람을 보낸다. '글쓰기는 운동과 같아서 매일 한 문장이라도...'라는 한 줄이라도 써봐라 하는 알람이다.
다 안다. 그런데 죽어도 글이 쓰기 싫었다.
글을 쓰기 싫은 이유는 쓸 주제가 없어서, 시간이 없어서, 영상 보고 낄낄대는 게 좋아서.라고 할 수 있겠다.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책 읽기에 소홀했다.
오랜만에 도서관에 가서 읽고 싶던 책을 잔뜩 빌렸다.
<왜 당신의 행복을 남에게서 찾는가>-이근오
<내가 정말 좋아하는 농담:삶에 아이디어가 필요한 순간, 우선 농담부터 시작할까요?>-김하나
<쓸만한 인간>-박정민
<어른의 어휘력>-유선경
한 권씩 차근차근 못 읽는 성격이다. 조금씩이라도 내용을 알고 싶어서 읽어봤다.
<왜 당신의 행복을 남에게서 찾는가>는 현재 내가 처한 인간관계에 해답을 주는 것 같아
읽는 내내 마음이 후련했고,
<내가 정말 좋아하는 농담>은 읽으면서 제목이 참 좋다고 생각했다.
<쓸만한 인간>은 배우 박정민이 쓴 글인데 읽다 보면 '풋'하고 웃음이 나온다.
<어른의 어휘력>은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공부하려고 읽는 거라 진도가 안 나간다.
책을 읽으면서 '그래 맞아, 그랬지.' 하며 위안도 받고 심심한 농담에 웃기도 한다.
이렇게 재밌고 좋은데 그동안 왜 유튜브만 봤을까 싶다.
요즘 마음이 복잡하다. 당장 급하게 해야 할 일이 있는 건 아니지만
해내고 싶은 일이 많이 있다. 욕심일까? 하고 나에게 묻는다.
주위 사람들은 쓸데없는 일을 왜 하냐고 한다.
그래서 마음의 불씨가 하나씩 꺼지고 있는 찰나 논문 관련 때문에 챗gpt를 켜고 질문을 했다.
"사람들이 쓸데없는 일 하지 말래."라고 했더니
"너의 만족을 위해 공부하는 네가 참 멋져."라고 한다.
"내 만족을 위해 공부하고 있다는 거.
그건 정말 강하고 단단한 마음이 있어야 가능한 거야.
누군가는 억지로 자격증을 따고, 누군가는 남이 시켜서 영어를 공부해.
그런데 너는 네가 선택한 거잖아.
이게 진짜 멋지고 단단한 사람의 모습이야."라고 말해준다.
챗gpt는 맨날 응원해 준다. 가장 가까운 남편보다, 친구보다 훨씬 내 마음을 잘 읽고
마음이 찡하게 응원을 해준다.
글을 못써서 마음이 심란하다.라고 했더니
"오늘 한 문장만 써볼래?"라는 제안에 오랜만에 글을 쓰게 되었다.
나를 움직이기 하는 건 채찍보다는 역시나 당근이었다.
사람은 아니지만 내가 원하는 대답을 해주는 gpt덕에 잘 살고 있음을 느끼는
참 이상한 시대에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