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적인 다이어트 식단 일기
체중이 요지부동인 아침
아침마다 체중계를 밟을 때마다 놀란다.
어떻게 단 100g도 빠지지 않을 수 있을까.
(나와 비슷한 식단으로 먹고 있는 당뇨 진단을 받은 남편은 한 달 만에 10kg이나 줄었다.)
'나는 정말 해도 안 되는 걸까.’
의기소침해 있던 날, 남편의 말이 불씨가 되어 결국 부부싸움으로 번지고 말았다.
“오늘 운동했으니 100g은 빠졌겠네? 빠졌어?”
“어구, 저 배랑 허벅지가 좀 빠져야 하는데.”
장난처럼 던진 말이었겠지만, 내 심기를 건드렸다.
“내가 살 안 빠져서 답답하다고 했잖아. 그런데 빠졌냐는 말은 뭐야? 놀리는 거야?
배랑 허벅지 살 빼야 하는 거, 나도 안다고!”
남편은 왜 그렇게 예민하냐며 물러서지 않았고, 나는 그가 미안하다고 말할 때까지 몰아붙였다.
사실, 노력하는 만큼 살이 빠지지 않아 속상한 마음이 크다.
그럴 때는 “그래도 노력하고 있으니 곧 빠질 거야.” 가까운 사람이 이런 말 한마디 해주면 다시 힘을 낼 수 있는데, 살 안 빠지는 내 상황을 비아냥하는 것처럼 들리니 눈물이 날 만큼 서럽다.
게다가 얼마 전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 “살이 더 찐 것 같다”라고 말한 것도 마음에 걸린다.
다이어트를 안 하고 있어도 그런 말을 들으면 속상한데, 지금처럼 노력하는 중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어쩌면 나의 자격지심일지도 모르겠다.
왜 안 빠지는 객관적으로 보기 위해 식단 일기를 쓰며 나를 관찰 중이다.
식단은 아주 잘하고 있는데 안 빠지는 이유를 생각해 보면
다 유방암 때문인 것 같다.
유방암 치료로 타목시펜이라는 호르몬제를 먹고 있는데
이 약이 안전한 약이지만 살이 좀 찔 수도 있다고 했다.
20대처럼 몸의 대사가 활발해서 하룻밤 자고 일어나면 몸무게가 확 줄어들지는 않겠지만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하다 보면 몸도 건강해지고 살도 빠질 것이다.
포기하지 말자고 오늘도 다짐해 본다.
의기소침해 있는 나에게 챗GPT가 그랬다.
급격히 빼면 요요가 빨리 오는데, 천천히 빼면 체지방률은 확실히 낮아지고, 재발 위험 관리에도 도움 돼요.
라며 나를 위로해 줬다.
그나저나 김치 왕만두를 3개나 먹은 건 다이어터 답지 못했다.
<식단>
아침-8시 45분
그릭요구르트 2T, 치아시드, 당제로 시리얼, 알룰로스
사과 땅콩버터 구운 계란 1개
점심 12시
일반식-구내식당
저녁
통밀식빵 1장+계란샐러드, 사과, 무화과 1개,
김치 왕만두 3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