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아이와 그렇지 못한 엄마의 화상일기
평일 월요일 아침이 됐고 수원에서 화상으로만 유명한 전문병원에서 진료를 받으러 떨리는 마음으로 달려갔다.
전날 화상치료 받는 가윤이를 상상하니 잠이 오지 않았다. 아마도 아이의 상처를 마주해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무서웠던것 같다.
병원에서 절대 울지 않으려고 했던 나의 마음과는 달리 간호사의 질문에 하염없이 눈물이 쏟아졌다.
다시 또 한번 사고가 났던 그 상황을 기억해 내야 하는것. 그런것들이 짜증이 나면서 다시 자책이 눈물이 쏟아졌다. 아이는 눈물 흘리는 내 모습을 보고 더 불안했을 텐데 나는 또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고 말았다.
"엄마, 왜 울었어? 울지마.."
"간호사 언니가 가윤이 왜 다쳤냐고 물어봐서 생각하지 싫은 상황을 설명해야 해서 화가 나서 눈물이 나는거 같아..치료가 무서운게 아니고 좋은병원에서 전문적인 치료받을수 있다고 생각하니깐 앞으로가 기대되는걸."
가윤이 이름이 호명되고 햇살이 따뜻한 진료실 안으로 들어갔다. 아이들이 쓴 편지들이 붙어있었고
너무 친절한 여자 선생님 덕에 아프지 않게 진료를 볼 수 있었다. 다정하게 말 걸어주고 손잡아주는 선생님의 행동들에 어른인 내 마음도 많이 안심되었다.
다시 현실은 시작되었고 미룰수 없는 학원을 가야한다. 혹시 학원에서 아이들이 놀리지 않을까 하는 은근한 걱정을 하는 아이에게
"만약 다른친구가 가윤이 처럼 다쳐서 오면 가윤이는 놀릴꺼야?"라고 물었다.
"아니, 놀리지 않지, 걱정되지.."
"그래 그럴꺼야 다른친구들도 가윤이 걱정할꺼야."
선생님과 친구들의 크고 작은 배려로 잘 다녀왔다고 했다. 엘리베이터에 사람이 많아서 혹시 발이 밣히지 않을까 했는데 친구들과 선생님이 보살펴 주셔서 잘 다녀왔다고 했다.
역시 다녀오길 잘 한것 같다고 방긋 웃어주었다.
두꺼운 붕대 때문에 잘 걸을수 없는 아이에게
“업어줄까?”라고 하니
“하루만 업히고 끝나는게 아니니깐 느려도 내가 걸어볼꺼야”
라고 말하는 너는 내가 만난 사람 중 최고 멋진 사람인거 같아.
9살 터미네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