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럭갖고싶어
프리랜서 유치원 강사인 제 남동생 이야기 입니다.
퇴근하면서 종종 듣는 컬투쇼에서 트럭을 준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트럭을 꼭 갖고 싶었습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자영업자들의 이야기를 해달라고 되어있더라고요.
저는 솔직히 아버지께 트럭을 선물해 드리고 싶어서 자영업자 이야기를 지어낼까 생각했습니다.
그러다 제 주위에 자영업자를 찾았어요. 그런데 딱 제 동생이 있던 거예요. 각자 결혼해서 살다 보니 서로 전화도 잘 안 하게 되고 얼핏 엄마한테 동생이 힘들다더라 정도의 이야기만 전달받았었죠.
트럭에 눈이 멀어 동생에게 전화해서 그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물었어요. 눈물 나는 내용을 달라고 했죠.
오랜만에 동생과 한 시간 통화하면서 어떻게 코로나를 지내왔는지 듣게 됐습니다.
뉴스에서 나오는 자영업자의 이야기는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흘겨 들었어요.
자영업자들에게 얼마준다 이런 얘기가 나오면 헐뜾기 바빴죠.
하지만 동생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지난날의 나를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동생은 프리랜서로 유치원에 체육강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나가던 유치원들이 문을 닫게 되면서 수입이 모두 끊기게 된 것이죠. 그래서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하면서 지냈더라고요.
세차를 좋아하는 걸 알고 있었고 세차로 사업자도 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통화의 일부)
동생:우리 집 지하 주차장에서 출장세차하는 사람을 본 거야 그래서 나도 출장세차에 뛰어들었지. 남들 다 자는 밤에
지하주차장 불빛에 의존에 여름에는 땀으로 범벅이 되고 겨울에는 추위와 싸우며 했지 뭐. 열 번은 때려치우고 싶었는데 애들 땜에 그럴 수도 없잖아. 아무리 생활비를 줄여도 고정비는 있으니. 미치겠더라.
나:고객들 중에 고마운 사람은 없었어?
동생:약사님이 셨는데 세차가 끝나면 언제나 버선발로 지하주차장으로 내려와서 자양강장제와 빵 같은 간식을 꼭 챙겨줬어. 나는 시간이 없어서 밥을 잘 못 먹었거든 그런 걸 받으면 미안하기도 한데 너무 고마웠지.
나:진상 고객들은 없어?
동생:왜 없어 수두룩하지. 근데 기억이 안 나. 그거 다 기억하면 나 병 걸렸을걸..
나:아.. 그렇구나... 근데 출장세차는 왜 그만둔 거야?
동생:천안에 출장세차하다가 불났잖아. 그런 일이 생기니깐 아파트 입구부터 못 들어 가게 하더라고
근데 밖에서는 이 세차는 밖에서는 할 수가 없어. 뭐 그러면서 예약도 줄어들었고 폐업했지.
또 수입이 없으니깐 소상공인 대출이 나온다고 하면 대출받고 뭐 그러면서 지냈지.
아 그런데 내가 이렇게 힘들게 아르바이트하는 걸 00유치원 원장님이 들었나 봐 와서 수업해달고 하더라고
그래서 하다 보니 소문이 나서 다른 곳도 조금씩 하게 되고 그랬지.
나: 눈물이 날것 같았지만 꾹 참고 말했다.
고생했네.
(전화를 끊고)
마음이 많이 가라앉았다. 무심한 내 자신이 너무 싫었고 미웠다.
힘들었던 과정을 이겨 내고 있는 동생이 너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동생이 마치 큰 산 같았다. 평소에 어리광을 부리는 아이도 아니였지만 가정을 꾸리고 그 가정을 지키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니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그동안 얼마나 힘들었냐는 말도 못 했네
무심했어, 미안해.
세상의 모진 수모를 이기느라 얼마나 힘들었니.
혼자 얼마나 외로웠어.
안부 전화 한번 못했어, 미안해.
가장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웠니.
이 말 꼭 전하고 싶어.
대견해. 고생많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