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참 안가는 이유는 인생이 지루해서이다.
뭘 해도 재미가 없고.
뭘 해도 의미가 없고.
뭘 하고 싶지도 않은 무기력함
그 인생의 지루한 시간을 견디는게 어려워
눈 뜨면 미래 어디쯤이길 빌곤 했다.
미래의 어디쯤인 나이가 되어보니
그 지루함 또한 삶의 원동력이었구나!
돈을 벌만큼 벌었고 사업이 기울고 나이들어 퇴직했지만
인생이 너무 지루해 힘든 택시를 하는 기사님.
딸네 집에가려고 나섰는데 시외버스 정류장에 너무 일찍 도착해 기다리기 지루해 주변을 걷겠다는 할머니.
두 분에게서 '지루하다'는 단어를 들었다.
사실 초등학생도 지루하다. 심심하다는 말을 쓴다.
느리게 흐르는 시간의 지루함을 이기기 위해
능동적이고 주체적인 활동을 시작하니
지루함이 썩 나쁜건 아닐 터.
이젠 지루함이 뭔지 기억도 안날 만큼 너무 바쁘게 살아
지루함을 느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어감 자체, 뉘앙스도 좋지 않은 그 단어에게서
반가움을 느꼈다.
지루함을 벗기 위해, 혹은 그 지루함을 갖기 위해
오늘도 치열하게 사는 모두에게 축배를 들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