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위로
코로나 확진자와 동선이 겹친다는 문자를 받았다.
하필 네 가족이 모두 식당에 갔기 때문에
문자를 무시할 수 없었다.
문자 받은 건 오후 5시.
배우자 퇴근은 6시.
24시간 하는 선별진료소를 알아보기 위해
시청 콜센터에 전화 했다.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떨렸는지
상담직원은 '아무 일도 없을거에요.'
반복하며 위로 했다.
두 아이의 학교 담임 선생님께도 연락을 드렸는데
마치 짠듯이 말한다.
'아무 일도 없을 거에요'
코로나 확진자와 동선이 겹친
이 엄청난 일을 앞두고 아무 일도 없을거라니!
괜찮을 거란 말보다 훨씬 위로가 되는 말이다.
무색 무취의 '아무'
어쩌면 성의 없는 답 같은 '아무'
그 '아무'의 위로가 우리 가족에게 꼭 임하길 바라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