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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 연인 Nov 08. 2021

아무 일

아무 위로

코로나 확진자와 동선이 겹친다는 문자를 받았다.

하필 네 가족이 모두 식당에 갔기 때문에

문자를 무시할 수 없었다.


문자 받은 건 오후 5시.

배우자 퇴근은 6.

24시간 하는 선별진료소를 알아보기 위해

시청 콜센터에 전화 했다.


나도 모르게 목소리가 떨렸는지

상담직원은 '아무 일도 없을거에요.'

반복하며 위로 했다.


두 아이의 학교 담임 선생님께도 연락을 드렸는데

마치 짠듯이 말한다.

'아무 일도 없을 거에요'


코로나 확진자와 동선이 겹친

이 엄청난 일을 앞두고 아무 일도 없을거라니!

괜찮을 거란 말보다 훨씬 위로가 되는 말이다.


무색 무취의 '아무'

어쩌면 성의 없는 답 같은 '아무'

그 '아무'의 위로가 우리 가족에게 꼭 임하길 바라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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