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인형을 사면 가장 먼저 이름을 붙인다.
시원한 돌고래 인형은 소다 색이어서 김소다
시바견 인형은 잘 깨물 것 같아서 깽이
태교로 만든 애착인형은 원숭이라서 몽키
이렇게 이름을 붙인 인형들은 다른 인형보다 더 소중히 다룬다.
마치,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된 것 마냥 의미있는 존재가 된 것이다.
그 의미. 폭염에서도 찾을 수 있을까?
스페인의 남부도시 세비야는
세계 최초로 폭염에 이름을 붙여 관리하기로 했단다.
태풍만큼 위험한 자연재해지만 그 심각성을 덜 인식하기 때문이란다.
폭염이 가장 심각한 3단계 일때만 이름이 붙는데,
사상자가 많다면 태풍처럼 그 이름도 퇴출될까 궁금하긴 하다.
폭염으로 빙하가 녹고, 옥수수가 팝콘이 되고,
사람이 죽는 일. 이 역시 자연재해다.
당장 막을 순 없지만 노력하면 막을 수 있는 인재인 것이다.
여기에 어떤 이름이 붙여야 지구온난화에 관심을 가지게 될까?
이름을 불러주지 않았는데도 우리에게로 와서
강렬한 뜨거움, 전 지구적인 위기를 안겨다 준 존재.
기후위기란 이름으로 더 심각하게 인식해야 할 때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