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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 연인 Jul 26. 2022

위로

나만 가난하다고 느꼈을 때 나를 위로했던 짧은 글이 있다.

아무리 재벌이어도 배아프면 휴지들고 화장실로 뛰어간다는 거다.

돈이 많아도 급박한 순간에 품위있게 점잖게 걸어갈 수 없는 똑같은 인간이라는 거다.


또, 죽어서 무덤에 누웠을 때 벌레가 부자와 빈자를 구분할 리 없다는 글도 있다.

벌레가 그 둘을 구분해 부자에게 예를 갖출리 없고

벌레의 밥이 되는 건 똑같다는 말이 왜 이렇게 위로가 되던지..


그깟 빙수가 뭐라고, 한 그릇에 만원 넘는 빙수집 가서 먹을까 말까

해마다 고민하다 결국 빙수 아이스크림에 우유 말아먹는 내집빈곤층의 삶은

이생은 틀렸다는 한숨을 쉬게 한다.


그런 나를 위로하는 건, 

그깟 빙수 내가 쏠게! 먹으러 가자! 하는 말이 아니라

나도 똑같아. 비싼 빙수 앞에 망설여져.. 하는 말이다.

나와 같은 처지인 사람을 볼 때 그게 큰 위로가 된다.


오늘, 기원전 40세기를 살았던 메소포타미아인에게서 위로를 받았다.

그들 역시 사기치는 사람이 있었고, 친아들 아닌 사랑하는 사람의 아들을 호적에 올리고 싶어했고,

공부는 싫어서 빈둥거렸고, 친구들만 멋진옷 사입는 것 같았고,

부모의 재력으로 사랑을 증명하라고 요구하는 이가 있었다는 거다. 


우린 더 나은 삶을 위해 치열하게 살고 있는데

문명 초기 메소포타미아인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보니

아등바등 애쓸 필요 없는 것 같다.


막장드라마 같고 복잡한 인간관계에 치이고

상대적 박탈감에 괴로운 건 동서고금 똑같구나. 

나만 제자리 인 것 같다고 슬퍼하지말자

인간은 몇천년 동안 발전해도 결국 비슷비슷한 처지라는 거다.


그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매일 매일 행복하게 사는데 집중하겠다는 다짐!


비록 빙수카페는 못가더라도 

냉면그릇에 빙수아이스크림 씨리얼 미숫가루 우유 연유잔뜩 부어

오병이어의 기적으로 온 식구 나눠먹는 행복을 맛보겠다는 실천! 


오늘은 어제보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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