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다닐때 모 교수님은 최악의 프로그램으로
'장학퀴즈'를 꼽으셨다.
학생들의 지식을 뽐내는 게 아니라
누가 더 먼저 버저를 누르는지 대결하는 거라며
지식은 선착순으로, 혹은 순발력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하셨다.
순발력이 필요한 순간도 있지만
성공은 순발력에 의해서 얻어지는 건 아니다.
그 속도에 매이다 보면
내가 더 빨리 성공해야 하고
이른 성공이 진짜 성공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자녀교육도 마찬가지로
자꾸 그 함정에 빠지게 된다.
우리 아이가 남들보다 지식을 더 빨리 획득해서
조금 더 앞서 나가길 바라는 마음.
비록 뒤쳐진 것 같지만 지금이라도 노력하면
어떤 기준 안에 마지막 선착순으로 들어가지 않을 까 하는 마음.
그 조바심에 또 속곤 한다.
사실 순발력이 필요한 건 부모이다.
두 아이의 대립을 잘 정리하는 순발력,
아이들의 욕심을 알아채는 순발력,
두 가지 사안에 균형을 잡는 순발력.
적고보니 빵점짜리 부모인가 싶기도 하네.
어제도 팽팽 놀다 잠이 든 아이를 보며
속으로 뭔가가 치밀어 올랐지만
인생은 순발력이 아니라는 교수님의 말을 떠올리며
마음을 다스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