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기 후반 함경도에서 군관 생활을 한
'나신걸'님이 쓴 편지가 보물이 되었다.
어머니와 자녀에 대한 그리움,
농사일을 잘 챙기고
소소한 가정사를 잘 살펴봐달라는 부탁이 적힌 편지.
부인 무덤에서 2011년 발견 됐다.
놀라운 사실은 한글이 만들어진 지 50년이 채 안된 시점에서
수도와 먼 변방에서도 한글을 썼다는 점.
남성도 한글을 썼다는 거다.
처음엔 언문이라며 여성과 아녀자의 글이라 비하했다는데
일상의 언어로 쓰일만큼 널리 쓰였다는 거다.
당시의 호칭, 복식사, 생활문화, 농경문화까지 알 수 있는
귀한 자료다.
역사서가 아닌 일반 편지에서 역사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놀라운 것 같다.
내가 부모가 되고 보니 자녀에게 무언가 물려주고 싶다는 건
너무도 자연스러운 본능이라는 걸 알게 됐다.
그게 건물이나 0이 길게 늘어진 통장이면 더 좋겠지만
능력상 그게 안되니 다른 거라도 물려줘야지.
부모의 정직함, 성실함, 친절한 성품도 좋지만
이런 글을 남겨두는 것도 자녀에겐 큰 유산이 되겠다 싶다.
아이들과 대화를 많이 하고 다양한 경험을 하지만
진짜 속마음은 말하기 어려운 때가 있다.
그게 진짜 속마음이기도 때문일 때도 있고,
아이들이 이해를 못할 나이여서 에둘러 표현할 때도 있다.
나 역시 시간이 지나면 그때의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하지 못하겠지.
편지나 일기가 정말 귀한 유산이라는 걸 왜 생각 못했을까.
틈틈이 유산을 남기는 부모가 되어야겠다.